[기자수첩] 재외동포재단 “한상대회, 외국인은 안돼”

“코로나 음성결과서, 백신접종 증명 등 사무국 방역지침 준수 서약 후 등록비까지 완납”

 

사진/ 한상넷

오는 10월 19일부터 한국에선 한상대회가 열린다. 한상대회는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경제인들과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의 기업들과 비즈니스 매칭 등 ‘세일즈 코리아’를 위한 기업인 간의 네트워크 형성 및 기업소개 등이 포함된 대표적인 재외동포 기업인 행사다.

미국에서 최근 한국의 뷰티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시카고와 텍사스에 본사를 둔 화장품 및 컨설팅 회사가 한상대회 참여를 희망했다. 그리고 이들은 한국의 코스메틱 회사 및 IT기업과 예정된 미팅을 크게 기대하며 우수한 한국 제품을 미국에 소개하고 판로제안 등 현실적 무역거래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한국의 제품을 가져다 미국에 판매하는데 있어 온라인 미팅만으로는 일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도 한국행은 불가피했다. 다만 회사를 오래 비울 수 없기에 5박 6일 일정으로 관련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고 한상대회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을 살펴보는 등 미주시장에 흥행을 이끌 혁신적 아이템을 찾고자 했다.

따라서 한상대회에 등록하면서 등록비를 지불했고, 항공편과 호텔 예약 등을 완료했으며 백신접종 증명서까지 필요한 모든 서류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재외동포재단으로 받은 연락은 “외국인 참가 불가”였다. 코로나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충분히 이해되는 상황이다. 코로나 시국이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다시 말이 바뀌며 “비즈니스 바이어로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더니 이내 “초청하는 한국기업이 자가격리 면제 등 서류작업을 진행한다면 한상대회 행사장 입장은 가능하다”며 외국인 기업인의 참가에 대한 정확한 아젠다가 없는 듯 ‘횡설수설’과 같은 발언들이 이어졌다.

미국인 바이어들과 함께 한국행을 결심한 달라스 한인상공회로서는 황당함 그 자체였다.  미국의 기업과 한국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던 상공회로서는 ‘준비가 완료된 밥상이 엎어지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 미국기업인들의 한상대회 참가등록을 돕고 한상 사무국이 원하는 모든 서류작업을 마친 상태였으며, 등록당시만 해도 외국인 참가 여부에 대한 어떠한 공지도 없었기 때문이다.  상공회와 해당 기업들 입장에서는 모든 미팅스케줄 및 관련 준비사항이 끝나가는 시점에 생긴 돌발상황이었다.

재외동포재단은 신청서에 적힌 이름만으로 외국인이라 판단했다.

미국에는 미국인과 결혼을 통해 성과 이름이 모두 미국식으로 바뀐 수많은 여성 사업가가 있다. 입양인으로 미국에서 기업가로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도 여권상 이름은 영문이다.

재외동포재단 방침대로 라면 이들도 참가신청서 서류상 영어이름이기에 외국인이다. 따라서 대회 참가 불가론이 적용된다.

한상대회가 언제부터 외국인은 참가할 수 없는 행사였는지 의문이다.

재외동포재단은 외국인 참가 불가에 대해 “공문에 모든 안내를 했다”면서 문제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한상대회 안내 공문에는 외국인은 참석 불가 항목이 없다. 이에 대해 달라스 한인상공회가 항변하자 “한글도 제대로 이해 못하느냐. 미주 총연측에서 외국인은 안되는다는 항목을 빼고 산하 상공회에 전달한 것 아니냐”며 오히려 화를 내는 적반하장과 미주총연 탓으로 돌리는 말을 했다.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자연자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다.

무역을 위해 바이어가 한국을 방문, 그에 앞서 코로나 검사도 할 것이며, 백신 접종도 증명하겠다. 한국에 가서도 한상대회 방역방침을 준수할 것이며 도착과 함께 코로나 검사를 다시해야하는 방침도 따르겠다. 그리고 마스크의 의무적 착용도 약속했다. 또 혹시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구상권 등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서약까지 했다. 그리고 한상 사무국은 등록을 받아줬고 등록비를 납부하면서 등록을 완료했다.

재외동포재단은 그럼에도 “외국인 안돼”라고 한다.

외국인과 재외동포의 다른 점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재외동포가 현지 국가에서 사업을 하는 경우 한국, 한국인만 대상으로 사업할 거라는 판단인지는 알 수 없다.

 

 

 

안미향 기자

텍사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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