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텍사스트리뷴] ICredit: Sophie Park/The Texas Tribune
휴스턴 인근에 거주하는 스텔라 게레로 마타 씨는 수 년 동안 별다른 번거로움 없이 우편을 통해 투표에 참여했다. 지팡이를 사용해 걸어야 하는 신체적 불편함이나 당뇨, 시력 악화, 허리통증 증 건강상 문제가 있는 마타 씨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도 우편투표로 참여했다.
하지만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보냈으나 2021년 통과된 새로운 텍사스 투표법에 의해 ‘운전면허증 번호’와 ‘사회보장번호 마지막 4자리’를 적지 않았다고 선거에 반영되는 않는 ‘무효표’가 됐다.
마타 씨는 “내 투표가 거부됐다”고 탄식했다.
2021년 발효된 새로운 텍사스 투표법은 24시간 개방 사전 투표소나 드라이브 스루 투표방식을 없애고 선거관리위원들이 유권자들의 요청없이 부재자 투표 신청서를 보낼수 없게 했다. 또 우편투표를 장려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어 일명 ‘투표제한법’으로 불린다. 텍사스 투표제한법은 유권자들을 돕는 사람들에 대해 위증죄 처벌을 인정한다는 선서에 동의해야 하며 유권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어가 유창하지 않거나 건강상 문제가 있거나, 해외에 거주중인 텍사스 주민들은 선거권이 박탈당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된 바 있다.
텍사스 투표법은 우편투표 요구사항을 추가했다. 이전에는 부재자 투표 신청서와 우편 투표지에 적힌 서명을 비교해 투표의 유효성을 판단했다. 하지만 새 투표법은 운전면허증 번호와 사회보장번호 마지막 4자리를 써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았거나 사회보장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용지에 번호를 적지 않는 경우 무효가 된다.
투표 제한법이 시행된 이후 실제 무효표가 된 사례들이 적잖이 발생하자 텍사스 정치권의 대립은 법정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MALDEF(멕시코계 미국인 법률 방어 및 교육 기금)와 텍사스 미국 시민 자유 연합을 포함한 투표권 단체 연합은 텍사스 투표법이 우편투표하는 사람들과 투표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달라스와 오스틴, 엘파소, 리오그란데벨리 지역의 선거관리요원들은 법정에서 “새로운 규정은 상당부분이 혼란스럽고 모호하다”면서 “유권자들에게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증언했다.
한편, 텍사스는 지난 2022년 중간선거 당시 약 4만여건의 투표가 무효 처리됐다. 이중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투표가 상당수 무효처리 되는 등 새로운 투표법이 사회취약계층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