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직에서 사퇴한 후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인 카멜라 해리스를 후임자로 빠르게 지명했으나 민주당 후보는 다음달 시카고에서 열릴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이 최종결정하게 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부터 낸시 팰로시 전 하원의장을 포함해 주당내 주력인사들이 지지을 이어감에 따라 부통령 후보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거론되는 주요인물 중에는 켄터기주의 앤디 버쉬어 주지사도 이름을 올리고있다. 버쉬어 주지사는 지난해 켄터키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캔터키 주는 2020년 대선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했지만 주지사로는 민주당의 앤디 버쉬어를 선택하면서 공화당 지지층을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버쉬어 주지사는 민주당의정책과 주정책을 분리하는데 성공해고 켄터키의 경제발전과 자연재해 대응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한 의료 및 교육에 집중하고 있으며 낙태권리를 지지했다.
버쉬어 주지사는 MSNBC의 ‘모닝 조’에 출연해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러닝메이트가 되는 것에 대해 “현재 주지사로서의 직무외에 다른 것을 고려할 유일한 이유는 미국과 미국인을 도울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을 때”라고 말했다.
두번째 인물은 교통부 장관인 피트 부티지지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변인으로 이름을 알린 부티지지는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의 전 시장인 부티지지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했지만 유색인종의 지지를 얻지 못한 점이 패인으로 작용, 경선에서 중도 포기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미국 전체의 교통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부티지지 역시 성명에서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 후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나고 중요한 대통령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주지사를 꼽으라면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다.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과는 오랜 정치인연을 맺고 있다. 오랜 시간 이들은 동맹이자 경쟁자면서도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욱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해리스가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로 재직할 때 샌프란시스코 시장이었다. 2010년 해리스가 법무장관, 뉴섬이 부지사로 선출되면서 캘리포니아 선거에 동시에 당선되기도 했다.
뉴섬은 헐리우드와 실리콘밸리, 와이너리 등 부유한 후원자들과 돈독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진보진영에서는 전국적인 인기를 누린다. 하지만 해리스와 같은 캘리포니아 출신이라는 점에 러닝메이트가 되기에는 법적 장애다. 미국 헌법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다른 주에서 출신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로이 쿠퍼 주지사도 러닝메이트 후보군이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스캘롤라이나의 의회에서 낙태권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고 낙태를 반대하는 법안을 거부하기도 했다. 쿠퍼 주지사는 메디케이드 확대에 집중하는 등 의료보건 정책 수행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쿠퍼 주지사는 올해 임기제한에 걸려 주지사에 출마할 수 없다. 따라서 해리스와 함께 할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며 “사람들이 내 이름을 거론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해리스 후보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으로 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의 애리조나주 마크 켈리 상원의원도 러닝메이트 가능성이 점쳐진다. 역사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애리조나에서 민주당으로 두번이나 선거에 당선된 켈리 의원의 경력은 공화당 표심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켈리는 실용주의자로 알려진 우주비행사 출신으로 물 보존과 반도체 등 지역문제에 집중했다. 또 켈리 의원에게는 특별한 서사가 있다. 아내가 2011년 총기사고를 당했고 이후 강력한 총기규제를 주장한 애리조나주 하원의원 가브리엘 기퍼즈다. 총격피해자의 서사를 가진 켈리 의원은 진보와 중도, 공화당 전층에서 인기가 높아 부통령 후보로 적합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릴랜드의 웨스 무어 주지사는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로 여겨지고 있다. 웨스 무어 역시 부통령 후보 가능성이 거론된다. 무어는 올해 45세로 육군 전투 베테랑이자 로즈 장학생으로 주지사에 출마하기 전까는 정치신인이었다. 정치신인으로 상대후보를 32%포인트차로 대승을 거뒀고 메릴랜드 주에서 역사상 세번째 흑인 주지사가 됐다. 그 역시 어린시절 아버지를 잃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다는 서사와 젊은 인재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민주당의 미래를 이끌 인재로 여겨지고 있다.
일리노이의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일리노이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낙태보호를 법으로 정하는 등 여성의 의료상 권리를 보호하는데 목소리를 높여왔고 공격용 무기, 고스트 건 및 스위치 금지, 최저 임금 인상, 대마초 합법화 및 기록 삭제 조치를 포함한 여러 진보적 법안을 서명했다. 또 유아교육에 집중하면서 모든 유아들이 데이케어를 무상을 다닐 수 있도록 보편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정치적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전국적인 캠페인에 무리없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펜실베니아의 조시 샤피로 주지사도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샤피로는 2016년 법무장관 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보다 앞서 나갔고, 2022년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바이든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낼 정도로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샤피로는 가톨릭 교회의 성 학대 사건에 대한 조사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뒤집으려 하자 적극적으로 싸우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샤피로는 2022년 선거에서 다른 민주당원들에 비해 비교적 높은 공화당의 지지를 받았으며, 양당을 넘어선 꽤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조지아주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 애틀랜타의 에베니저 침례교회의 목사였다. 2020년 이후 민주당 예비선거, 두번의 일반 선거, 두번의 결선투표 등 총다섯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보였다. 조지아주 최초 흑인 상원의원으로 해리스와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조지아 민주당 입장에서는 손실이다. 만약 워녹 의원이 상원을 떠나 대선행을 선택한다면 조지아주법에 따라 주지사 후임자를 임명하게 되는데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공화당원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민주당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네소타의 팀 월즈 주지사 역시 미 중서부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기반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60세의 월즈는 미네소타에서 두 번 재선된 주지사다.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의 ‘블루 월’로 불리는 주의 선거가 올해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어 미네소타의 민주당 표심을 다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월즈는 진보적 성향이 강한 주지사로 낙태권리 보호,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총기 접근 제한 등 여러 진보적 정책을 추진한 바 있어 진보성향 유권자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리는 후보는 미시건주의 그레첸 휘트머다. 트럼프의 적수로 떠오른 휘트머 주지사는 코로나 팬데믹 초기 연방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의 분노를 샀고 휘트머를 향해 “미시건의 여자”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게다다 2020년에는 주지사의 코로나 봉쇄조치에 화난 남성들에 의해 납치당할 뻔 한 사건까지 겪으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지자들의 대선레이스 참여권고에도 휘트머는 “해리스를 지지한다”면서 “러닝메이트 제안이 들어온다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미시건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