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ProPublica (Fails visits the grave of her daughter and granddaughter, Lillian Faye Broussard, in Buna, Texas. Credit: Danielle Villasana for ProPublica)

텍사스의 10대 임신부가 태아가 사망했지만 응급수술을 받지 못해 결국 사망했다. 18세에 불과한 젊은 임신부의 상태가 위독했지만 병원 응급실에서 받아주지 않았고 20시간 동안 세곳의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결국 응급낙태 수술을 받지 못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태아가 사망한것으로 진단했지만 ‘태아사망’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재차 초음파를 고집했다. 아이가 태어날 날을 기뻐하기 위해 지인들과 함께 베이비 샤워를 준비하던 네바에 크레인 씨는 베이비샤워 당일 열과 구토증상이 심해졌다. 허벅지에는 피가 흥건해지자 크레인씨의 부모는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병원은 인후염이라고 진단한 뒤 처방전을 주고 환자를 되돌려보냈다. 12시간 동안 서로 다른 응급실 두곳을 방문했지만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고 증상은 더욱 악화됐다.

두 곳의 응급실 중 한곳에서는 패혈증 양성반응이 나왔지만 6개월 된 태아의 심장박동이 있다는 이유로 환자를 되돌려보냈다. 또 다시 다른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해당 병원에서는 태아사망을 확인하기 위해 두번의 초음파 검사를 요구했고 태아가 사망한 것이 확인되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때는 병원에 도착한지 두시간이 지난 시점이었고 결국 18세의 젊은 임신부는 사망했다.

병원의 치료거부의 원인은 텍사스의 강력한 낙태법 때문이다. 텍사스의 낙태 금지법은 임신이 원하는 것이든 아니든 태아의 심장 박동을 중단시키는 개입에 대해 처벌을 가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예외가 있지만, 여전히 법적 결과에 대한 혼란과 두려움이 동료 의사들이 임신 합병증을 가진 환자들을 대하는 것을 꺼려한다.

소송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연방법은 응급실 의사가 생명을 구하는 치료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규정이 낙태가 필요한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하지만 텍사스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텍사스의 낙태 금지법이 연방법을 능가한다며 낙태금지법을 어길경우 최대 99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의료전문가들은 크레인씨의 사례에 대해 첫 번째 응급실이 감염의 경고 신호를 놓쳤고 두번째 병원의 의사는 패혈증 증상이 있었음에도 환자를 되돌려보낸 것과 세번째 병원에서 태아사망을 진단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두번이나 실시하며 환자를 두시간 넘게 방치한 것이 사망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의 응급실 의사이자 전 보건복지부 지역 국장인 다라 카스 박사는 “이런 제한 조치가 여성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하면서 “더 일찍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산모와 태아 모두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한 크레인과 그녀의 부모는 평소 낙태금지법에 찬성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낙태가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믿었으며, 크레인은 강간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만 낙태를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