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지사 “강간피해여성 낙태금지, 길 위에 강간범 근절하면 된다”

시민단체들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을 증명, 길 위의 강간범 식별할 수 있나?”

 

사진/ NPR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텍사스 낙태금지법과 관련, 그레그 에봇 주지사는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 여성에 대해 출산을 강요하지 않는다”면서 “성폭행 문제 해결을 위해 거리의 모든 강간범을 근절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에봇 주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달라스 지역 강간위기센터(Dallas Area Rape Crisis Center)의 에이미 존스는 “에봇 주지사의 발언은 낙태제한법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며 “매우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여성이 임신을 인지하는 시기가 9주 정도 됐을 때지만 6주 이내에만 낙태를 허용한다는 것은 실질적인 금지와 같다. 게다가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더라도 낙태를 할 수 없도록 법제화 했다.

해당 부분에 대해 반대여론이 커지고 일부 낙태금지 찬성론자들 마저도 강간으로 인한 임신은 예외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에봇 주지사는 “길위에 강간범을 근절하겠다”는 환상을 가진 현실성 없는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봇 주지사는  또 ‘강간범 근절’은 공격적인 체포와 기소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에미이 존스 씨는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강간범이 체포나 기소를 통해 쉽게 근절될 것이라 믿는 것 같다. 혼란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간피해 여성들을 돕는 시민단체들도 주지사의 해당 발언에 대해 참담하다는 반응이다. “여성의 인권과 자신의 건강을 지켜야 하는 권리는 무시되고 있다”면서 “길위의 모든 강간범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주지사의 철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근 미 법무부의 조사에 따르면 강간이나 성적 학대를 당한 피해자 중에서 3분의 1이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미향 기자

텍사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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