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그 에봇 주지사는 수정헌법 1조 집회의 자유 무시”

텍사스 주지사 향한 비난 급증 ... "대학교 내 평화시위에 기마대, 무장경찰 배치한 것은 판단착오"

 

사진/ 텍사스트리뷴 (University of Texas police officers detain pro-Palestinian demonstrators during Wednesday’s student walkout on campus. Credit: Julius Shieh for The Texas Tribune)

24일(수) 오스틴 텍사스 대학교(이하 UT 오스틴)에서 열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중단하라는 시위현장에 텍사스 주방위군에 해당하는 기마경찰과 주경찰이 무력진압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레그 에봇 주지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미국은 수정헌법 1조에 따라 언론의 자유를 막을 수 없고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며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방해하지 못한다. 또 정부에 대한 탄원의 권리를 막는 어떠한 법제정도 할 수 없다.

UT 오스틴에서 500여명의 시위대가 개최한 평화적 시위에 진압봉을 든 주경찰이 무력을 사용해 집회를 해산하면서 시위대를 폭행하는 수많은 장면이 포착됐다. 이로 인해 주정부가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고 이를 지시한 에봇 주지사는 공개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에봇 주지사는 SNS에 “불법집회에 참여한 시위대 체포는 당연한 것이며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퇴학당해야 한다”는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댄 패트릭 부주지사 역시 SNS에 “우리 대학 캠퍼스에 문제가 있다. 텍사스에서 반유대주의, 친하마스 시위대가 대학을 장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현장에는 텍사스 공공안전부 소속 경찰관 100여명이 배치됐고 이는 그레그 에봇 주지사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학교 측은 “불법집회를 방지하기 위해 주경찰이 배치된 것”이며 “학생 시위자들에게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가 수업이 취소될 것이라고 광고했기 때문에 법 집행 기관이 출동했다”며 시위의 불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UT 오스틴이 정치적인 이유로 친팔레스타인을 배척하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왔다.  UT 오스틴은 앞서 반유대주의적 발언과 행위가 급증하는 것을 처벌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UT 오스틴에서 34명이 체포되고 부상자가 속출한 무력진압에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단체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권리 및 표현재단의 윌 크릴리 법률이사는 “가장 자유로워야 할 대학 캠퍼스에서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가 위협당했다”면서 “안타깝게도 애보트 주지사의 공개 논평은 그가 수정헌법 제1조의 정치적 발언 보호를 무시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했던 UT 여성 및 젠더 연구 파비트라 바수데반(Pavithra Vasudevan) 교수는 “경찰의 대응은 불필요하게 폭력적이었고 다른 교직원들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진압에 나선 경찰들은 대화의지가 없었다. 그저 위협만 있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비판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UT 오스틴에서만 열린 것이 아니다. UT 달라스에서도 23일(화) 같은 내용의 시위가 열렸고 텍사스 대학교 샌안토니오 학생들도 중동지역의 휴전을 요구하는 캠퍼스 행진을 진행했다. 

텍사스 트리뷴에 따르면 중동분쟁이 다시 불붙자 텍사스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친팔레스타인 단체와 친이스라엘 단체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 무장세력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했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인 1,200명이 사망하고 약 250명이 인질로 납치됐다. 이스라엘은 즉각 보복했다. 이스라엘 군은 지금까지 3만 4,000명의 팔레스타인을 죽였고 7만 7,000명이 부상을 입는 공격을 지속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사상자의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다. 

이같은 사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에 대한 비판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여성과 어린이 사망자가 급증할수록 시위도 늘었다.

지난주에는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고 뉴욕대학교, 예일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등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하지만 해당 대학에서 무력진압은 없었다는 점이 이번 UT 오스틴 시위와 차이다.

UT 오스틴 역사학과 제레미 수리(Jeremi Suri)교수는 “법 집행 기관의 대응이 부적절하며 학생들에 대한 공격”이라며 “수업중에도 시위가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위대는 반유대주의적인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고 누구도 괴롭히지도 않았으며 푸른 잔디밭에 서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제리미 수리 교수는 유대인이다.

 

사진/ 텍사스트리뷴 (A protester is detained by University of Texas police during the student demonstration on Wednesday. Credit: Julius Shieh for The Texas Tribune)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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