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BC News( Yeonsoo Go, a Purdue student who was detained by immigration authorities in Manhattan last week, runs into her mother’s arms after being released. Credit: AP Photo/Olga Fedorova)
미국 인디애나주 퍼듀대학교 약학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 고연수 씨(20)가 이민심리 직후 체포돼 루이지애나주의 이민수용소에 수감됐다가 기습체포 나흘만에 석방됐다. 고 씨는 뉴욕 맨해튼 이민법원에서 열린 비자 관련 심리를 마친 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됐으며 이후 루이지애나주 먼로(Monroe)의 리치우드 교정센터로 이송됐다.
고 씨는 뉴욕 성공회 교구에서 사역 중인 김규리 목사의 딸로, R-2(종교비자 동반가족) 비자를 통해 2021년 미국에 입국해 학업을 이어왔다. 가족과 변호인단은 고 씨의 비자가 오는 12월까지 유효하다고 밝혔으나 미 국토안보부는 고 씨가 “2년 이상 체류를 초과했다”고 주장하며 즉결추방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고 씨의 체포 소식이 알려진 이후 뉴욕 성공회 교구와 다종교 연대 단체, 시민사회단체들은 맨해튼 연방청사 앞에서 연이어 시위를 벌이며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성공회 뉴욕 교구는 시위 영상을 공식 계정에 공유하며 “연수는 공동체의 일원이며, 범죄자가 아니다. 그녀는 법적 절차를 따르기 위해 법정에 나왔다가 체포됐다”고 비판했다.
뉴욕 성공회 교구 측 변호사 메리 로스웰 데이비스는 “연수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그녀는 구금될 이유가 없는 학생이었으며, 이번 일은 미국의 이민제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고 씨는 별도의 보석금 없이 석방됐으며, 8월 말 이민심리를 다시 받을 예정이다. 석방 당시의 사진에는 그녀가 뉴욕에서 어머니 김 목사와 포옹하는 모습이 담겼다.
고 씨가 수감됐던 리치우드 교정센터는 ICE와 계약을 맺은 민간시설로 이민자 인권 침해와 비위 감염병 발생 은폐로 수차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2023년 국토안보부는 해당 시설이 자국 기준을 위반하고 있다고 공식 보고했으며, 2024년에는 루이지애나 주정부가 ICE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이민정책과 관련한 정치권의 갈등도 불러일으켰다. 국토안보부 대변인 트리샤 맥러플린은 언론 인터뷰에서 “불법 체류자는 자발적으로 출국하거나 체포되어 추방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자진출국자에게 항공료 및 1,000달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및 이민자 옹호단체는 이번 조치가 “정치적 목적에 의한 과잉 집행”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 씨의 가족은 대한민국 외교부에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교 당국은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퍼듀대학교는 공식 입장에서 “본교 학생과 관련한 비자 문제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며 “학생지원처가 해당 학생 가족과 접촉 중”이라고만 간략히 밝혔다.
고 씨는 석방 이후 다시 퍼듀대학교 약학대학으로 복귀할 예정이며 변호인 측은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법적 지원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