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P
서울중앙지방법원이 12일(한국시간) 밤 뇌물 수수·주가 조작·공천 개입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 전 영부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특별검사의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였다.
AP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구속으로 김 전 여사는 계엄령 사태로 재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고 보도했다.
김 전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장시간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으나,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향후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으로 윤 전 대통령과는 다른 구치소에 수감된다.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은 지난주 수요일 약 7시간 동안 김 전 여사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여사는 당시 조사 출석길에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혐의는 부인해왔다.
공천 개입 · 뇌물 · 주가조작
수사팀은 김건희 씨와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특정 후보 공천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거 브로커로 지목된 명태균 씨가 조작된 여론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윤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승리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건희 씨는 이와 별개로 통일교 인사의 사업 청탁을 위해 역술인을 통해 고가의 명품을 받은 혐의 BMW 딜러사 관련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캄보디아 원조사업, 삼부토건 주가조작 등 다수의 부패 의혹에 휩싸여 있다.
특검은 이날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전 여사의 측근을 긴급 체포했으며, 이 측근이 전 영부인과의 친분을 이용해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또한 전날에는 서희건설 회장이 4만 3천 달러(약 5,600만 원) 상당의 명품 목걸이를 구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팀은 해당 목걸이가 2022년 윤 전 대통령의 유럽 순방 당시 김 전 여사가 착용한 것과 동일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 건설사 회장의 사위가 당시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시점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김 전 여사는 해당 목걸이가 “가짜를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한국시간으로 11일 서희건설 회장이 “목걸이를 전달했고 사위에 대한 인사청탁을 했다”는 자수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