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NN (The Richwood Correctional Center is seen in this aerial photo in Monroe, Louisiana, on Wednesday, April 9, 2025. Gerald Herbert/AP)
미국 퍼듀대학교에 재학 중인 20세 한국인 유학생 고연수 씨가 이민비자 심리 직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루이지애나 수용시설로 이송됐다. 고 씨는 뉴욕 성공회 교구에서 활동 중인 김규리 신부의 딸로 이 사건을 계기로 종교계와 이민 인권 단체들이 잇따라 미국 정부에 항의하며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고 씨는 지난주 맨해튼에서 열린 비자 관련 심리에 참석한 직후 ICE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이후 뉴욕의 구금시설에 일시적으로 수감됐다가 루이지애나주 먼로에 위치한 리치우드 교정센터(Richwood Correctional Center)로 이송됐다.
미 국토안보부는 고 씨가 2년 이상 비자 체류 기간을 초과했다며 즉각 추방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 씨 측은 현재 비자가 오는 12월까지 유효하며, 체포 당일 심리는 연장을 위한 합법적인 절차였다고 반박했다.
뉴욕 성공회 교구 소속 변호인에 따르면 고 씨는 어머니의 종교비자(R-1)에 따른 동반가족 비자(R-2)로 2021년 미국에 입국했으며 퍼듀대 약학대학에서 2학년을 준비 중이었다.
사건 발생 이후 성공회 뉴욕교구와 뉴욕종교연대센터, 뉴욕이민자연합 등은 맨해튼 연방청사 앞에서 고 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고 씨의 사진이 담긴 팻말을 들고 행진하며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했다.
고 씨의 친구들은 그녀가 지역사회에서 봉사 활동에 열정적이었으며, 특히 노숙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고 전했다. 친구 가브리엘라 로페즈 씨는 “연수가 이민 환경 변화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고 씨의 아버지 고성영 씨는 “딸이 미국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해 잘 적응하고 있었는데, 구금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한국 정부가 가능한 모든 외교적 조치를 취해 하루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인지한 즉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이민 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성공회 박동신 의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인권과 정의의 관점에서 엄중하게 다뤄져야 하며, 미국 정부는 연수 씨의 체류 자격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ies)’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 7월, 뉴욕시의 이민자 보호 정책이 연방정부의 이민법 집행을 방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