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토안보부(DHS)가 뉴저지와 인디애나 주의 군사 기지를 불법체류자 수용시설로 활용하고, 쿠바 관타나모만 미 해군기지 내 수용시설도 확대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졌다. NPR 보도에 따르면 군사기지를 불법체류자 수용시설로 활용하는 것은 이민자 구금 수용능력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민주당은 “군사 자원의 정치적 악용”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NPR이 입수한 국방부-국토안보부 간 서신에 따르면 피트 헥세스 국방장관은 지난 7월 15일자로 이를 승인했으며 이는 ICE(이민세관단속국)가 지난달 공식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계획에 따라 ICE는 인디애나 주의 캠프 애터버리(Camp Atterbury)와 뉴저지 주의 맥과이어-딕스-레이크허스트 합동기지(Joint Base McGuire-Dix-Lakehurst)를 새로운 이민자 구금시설로 즉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관타나모 기지에서는 최대 4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기존 200명 규모의 시설을 두 배로 늘릴 예정이다.
서신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2025년 9월 30일까지 해당 지원을 승인했으며, ICE가 각 기지에 24시간 상주하면서 수용자 관리와 전반적인 운영을 감독하는 조건을 달았다. 수용자들에 대한 식사, 의료, 이송 등 서비스는 ICE 직원과 계약업체가 전담하게 된다.
이민자 수용 확대는 국경지역에서의 불법입국 단속 강화 정책과 맞물려 있다. 현재 ICE는 약 5만7천 명의 이민자를 구금하고 있지만, 확보된 수용시설은 약 4만 1,000 명 규모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ICE는 연방 교정국 및 지방 정부와의 계약 외에 군기지까지 활용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6월 기준으로 관타나모 기지에는 약 500명이 구금되어 있었으며, 이는 기존 수용능력 200명을 크게 초과한 수치다.
국방부는 이번 기지 사용이 “군사 훈련, 작전, 대비태세 등에는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인디애나의 캠프 애터버리는 시카고 지역 이민자 추방작전을, 뉴저지 기지는 뉴어크 지역을 지원할 계획이다. 관타나모 기지는 마이애미 지역과 관련된 이민자들을 담당하게 된다.
국토안보부는 이들 군기지에 각각 최대 1,000명을 수용할 계획이며, 관타나모 수용소는 400명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국방부는 항공수송 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며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지난 5월, 야간 급습 및 농촌지역 단속, 구금시설 경계 등의 임무에 최대 2만 명의 주방위군 파견을 요청했다. 국방부는 현재 텍사스를 포함해 플로리다, 루이지애나에 총 700명의 방위군 파견을 승인했으며 알칸사와 인디애나,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버지니아 등으로 추가 파견도 예상된다.
이에 대해 뉴저지 주 민주당 연방의원단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는 국가 방위 시스템과 군사 자원의 부적절한 사용이며, 군을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수치스러운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근 공화당이 통과시킨 조세 및 지출 법안은 이민자 구금 예산으로 450억 달러, ICE 인력 충원과 수송 및 운영비용에 300억 달러를 배정해, 향후 수용능력 확대가 더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