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NBC ( A Citgo gas station stands in Boston, Massachusetts, U.S., Jan. 6, 2026. Brian Snyder | Reuters)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0일(화) 기준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3.54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한 달 전보다 약 21% 상승한 수치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중동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 분석기관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Bespoke Investment Group)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휘발유 가격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가장 큰 3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번 가격 급등 이전에는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21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가격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했던 최고 수준보다는 여전히 낮은 상태다. 국제 유가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번 주 초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뒤 현재는 약 84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텍사스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206달러로 전날보다 약 7.7센트 상승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약 57.5센트 급등한 수준이다. 텍사스는 여전히 미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낮은 주 가운데 하나지만 최근 상승 속도는 전국 평균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 종류별 평균 가격을 보면 미드그레이드는 갤런당 3.709달러, 프리미엄은 4.071달러, 디젤은 4.503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디젤 가격은 일주일 사이 약 96센트 급등해 물류 및 운송 업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텍사스 서부 지역의 상승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도시별 평균 가격을 보면 아마릴로는 갤런당 3.173달러로 하루 사이 약 15센트 상승했다. 휴스턴은 3.052달러, 샌안토니오는 3.087달러, 미들랜드-오데사는 3.18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오스틴(Austin)은 지역에 따라 가격 편차가 커 갤런당 약 2.90달러에서 3.2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들은 현재 상승 속도가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경고하고 있다. 연료 가격 추적 사이트 가스버디(GasBuddy) 등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텍사스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3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중동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태는 중동 석유·가스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휘발유 가격 상승은 주요 정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부담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전쟁이 매우 빠른 시일 내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에너지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한 공습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이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바비 그리핀은 “원유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경우 정유업체와 판매업체들이 이를 반영해 가격을 계속 올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원유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소비자 가격은 즉각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유 및 유통업체들이 비용 절감 효과를 즉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봄철 여행 시즌과 함께 여름용 휘발유가 시장에 공급되면 가격 상승 압력이 추가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AA의 대변인 아이사 디아스는 “유가는 변동성이 큰 글로벌 상품이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