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회총연합회 사태-1] 또 다시 분열정국 … 정명훈 총회장 취임

정명훈 총회장 측 "상대는 불법, 정통성은 우리에게 있다" VS 국승구 회장측 "적법한 절차였다. 강경하게 대응"

 

사진/ 텍사스N ( 24일 달라스에서 정명훈 전 중남부연합회장이 29대 미주총연 총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로써 미주 지역에 29대 총회장은 3명, 미주총연은 2개로 양분됐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가 또 다시 내분으로 시끄럽다. 7년 동안 지속된 분열로 미주총연은 3개 단체로 나눠졌다. 이후 지난 2월 통합을 발표했고 5월에는 라스베가스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공동회장 체제로 출범을 알렸다. 하지만 통합절차와 공동회장 임명과정에서 불법과 ‘정통성’ 결여 등을 지적하며 박균희 전 총회장과 정명훈 총회장을 필두로 한 새로운 미주총연이 발족됐다. 이로써 또다시 미주총연은 분열정국으로 들어섰다.

지난 24일(토) 달라스에서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임시총회 및 총회장 이취임식이 열렸고 이날 정명훈 총회장은 28대 박균희 총회장에 이어 29대 총회장에 취임했다. 미주총연 회칙에 따라 정회원 100명 이상이 참석한 총회에서 총회장 인준을 받아야 한다. 주최측은 이날 정회원 127명이 참석했으며 회칙에 따라 정명훈 당선자를 총회장으로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양측 모두  “상대 불법 자행” 및 “정통성” 논쟁

새로운 미주총연의 시작으로 분열된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양측의 주장은 팽팽하게 맞서고 사실관계 역시 각각 주장이 다르다.

정명훈 총회장 측은 28대 박균희 회장 임기 말 “국승구 당시 당선자가 총회인준을 받지 못했으며 총연 깃발도 전임회장으로부터 넘겨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쉽게말해 ‘옥쇄’는 여전히 박균희 전회장이 갖고 있으니 상대측은 정통성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임회장으로부터 합법적 인수인계가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불법적으로 탄생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반면 국승구 총회장 측은 “29대 당선 이후 덴버에서 총회를 열었고 당시 120명이 넘는 정회원이 참석, 회칙에 따라 모든 절차가 진행됐다. 따라서 전혀 문제없는 29대 총회장 취임이다. 당시 참석한 정회원 명단도 공개할 수 있다”며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명훈 총회장과 박균희 전회장측은 “통합의 과정은 불법을 바탕으로 한 ‘야합’에 불과하며 미주총연 회원들의 동의 없이 회장 독단으로 통합에 이른 것이기에 무효이며 28대 총회장 및 전임회장들이 인정하고 정통성 승계는 정명훈 총회장임을 분명히 한다”는 입장이다. 정명훈 총회장은 취임사에서도 ” 29대를 이어온 미주총연의 역사를 이어나가며 정직한 미주총연을 만들 것이며 미주한인회가 정통성을 이어나갈수 있도록 정의를 위해 애써주신 회장님들이 자랑스럽다”라며 29대 총회장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 미주총연측은 이번 정명훈 총회장의 취임과 함께 새로 출발한 미주총연을 ‘정명훈 사태’로 규정하며 반발하고 있다. 국승구 회장은 전체 회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전체 회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힘차게 출발한 29대 미주총연”이라며 “통합의 성과로 본국 정부로부터 분규해지를 이끌어냈고 미주총연 임원들이 7년만에 세계한인회장대회에 공식 초청되는 등 성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임기를 끝낸 총회장의 허락없이 통합했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논리는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 “29대 집행부는 박균희 전 회장측이 소송을 건 일부 회원들을 보호하고 강경하게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법적조치 및 손배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또 다른 미주총연의 등장은 진보 대 보수라는 정치적 성향 탓” 분석도 나와

박균희 전 회장측이 선관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말이 나돌면서 미주총연의 내홍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리고 내분으로 인한 소송전 등 파장은 시작됐다. 박균희 전회장이 임기가 끝난지 1년도 지난 상황에 다시 움직이는 배경에 대한 추측들도 난무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 ‘설’은 바로 24일 시작된 정명훈 총회장의 미주총연이 보수 대 진보 대립에서 밀려난 보수진영들이 하나로 뭉친것이라는 것. 2015년 당시 최초 분열의 원인이 정치적 성향 차이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당시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자리를 노린 일부 한인인사들이 보수지지 한인회장단을 집결시켰고 이로 인해 한인회총연합회가 양분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에도 정명훈 총회장의 미주총연은 지난 5월 공동회장 체제로 출범한 국승구, 김병직 총회장의 미주총연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인사들이 한국의 정권이 바뀌자 다시 등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이미 임기가 끝난 박균희 총회장이 다시 등장한 이유가 바로 이같은 정치적 배경이 작용했을 것라는 말이다.

이에 대해 정명훈 총회장측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공동회장 체재 미주총연 일부 인사들도 “그럴리는 없을 것”이라는 반응과 “정치적 배경과 본국 윤석열 정부를 향한 욕심이 분명히 깔려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총연 회원들 의견도 극명하게 갈려 

익명을 요구한 전 미주총연 관계자는 “미주총연의 통합과정에서 야합이라고 하더라고 그것 역시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한 회장단의 결단으로 봐야한다”면서 “비록 야합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나되는 과정으로 봐줄 수는 없는 건지 의문이다. 왜 굳이 튕겨나가서 또 다시 분열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명훈 총회장 측의 행보를 비판했다.

반면에 정명훈 총회장 측을 지지하는 한 관계자는 “분열이 아니라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다. 불법적인 야합으로 미주한인회 정통성을 무시하고 총연을 사유화했다.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기에 우리 총연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 한번은 겪어야 할 과정”이라며 정명훈 총회장이 이끄는 미주총연을 응원했다.

일각에서는 “정명훈 회장이 진정으로 미주총연에 애정이 있다면 통합된 과정이 ‘야합’이라고 하더라도 따로 총연을 만들어 분열을 자초하기 보다 차기 회장에 도전해 미주총연을 본괘도에 올려놓는 데 공헌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시각도 있다.

 

 

 

 

안미향 기자 텍사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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