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AP (Paul Williams cools off in water while taking a break from yard work in Richardson, Texas, July 31, 2025. (AP Photo/LM Otero, File))
올여름 미국 동부 지역이 가장 습한 6~7월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습도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열대 수준의 밤 기온이 건강에도 위험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opernicus Climate Service)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워싱턴 D.C.를 포함한 27개 주의 일부 지역에서 평균 이슬점이 화씨 65도(섭씨 약 18.3도) 이상인 ‘불쾌한’ 날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슬점은 공기 중 수증기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화씨 65도를 넘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이다.
특히 필라델피아(29일), 워싱턴(27일), 볼티모어(24일) 등 주요 도시는 이슬점이 화씨 75도(섭씨 약 23.9도)를 넘는 날이 수십 차례에 달했다. 미 국립기상청은 이를 ‘압도적(oppressive)’ 수준으로 분류한다.
이번 여름 워싱턴, 볼티모어, 피츠버그, 리치먼드, 콜럼버스, 세인트루이스 등에서는 1951~2020년 평균보다 이슬점이 화씨 6도 이상 높았다. 로키산맥 동부 전체 평균도 화씨 66도를 넘어, 1950년 관측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고온다습 현상은 특히 밤 기온 하락을 방해해 위험성을 높였다. 노스캐롤라이나 윌밍턴, 버지니아비치, 테네시 녹스빌 등에서는 ‘역대 최고 최저기온’을 기록했으며, 뉴욕, 애틀랜타, 리치먼드 등도 최고치에 근접했다. 국립기상청 예보운영국 잭 테일러 국장은 “밤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면 낮 동안 받은 열을 식히지 못해 신체에 큰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AP 분석에 따르면 로키산맥 동부의 여름 평균 이슬점은 1950년 이후 약 화씨 2.5도 상승했다. 과거에는 여름 평균이 화씨 60도 초반이었지만 최근 6년 중 4년은 불쾌 기준선인 화씨 65도를 넘어섰다. 켄트주립대 카메론 리 교수는 “과거에는 여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초고습’ 날씨가 이제는 여러 번 반복된다”며 “이는 짧은 기간 동안 큰 변화”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기후 변화와 여름철 기압 패턴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름 내내 중서부와 동부는 강한 고기압에 갇혀 폭염이 이어지거나, 평균을 크게 웃도는 폭우가 잦았다. 더위를 몰아내는 찬 공기 유입은 8월이 돼서야 찾아왔다.
조지아대 기상학과 마셜 셰퍼드 교수는 “불쾌한 습도가 북쪽으로 확산되며,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지금의 여름은 조부모 세대가 경험한 여름과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