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ongressman Lloyd Doggett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사안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군 병력을 국내에 동원하고, 의회의 예산 권한을 무력화하며, 선거 규칙에까지 개입하려는 행보를 이어가자 오스틴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의 로이드 다겟 연방하원의원이 “행정 효율성이 아닌 독재로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측근과 지지자들은 이러한 조치를 ‘통합 행정부 이론(Unitary Executive Theory)’이라는 법리로 정당화한다. 그러나 헌법학자들과 정치 분석가들은 이는 결국 대통령 권한을 무제한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미국이 250년간 유지해온 민주적 견제 체제를 근본적으로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다겟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균 17%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 이는 대공황 이후 최고 수준으로 가계 물가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공화당이 다수였던 의회가 이미 결정한 예산과 정책마저 무시하면서, 입법부의 권한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에 우려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D.C. 등에 연방 군 병력을 배치했고 시카고 등 다른 도시에도 병력 파견을 예고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위협으로 비춰지는 점을 지적하며 “지방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한 것은 공공안전이 아닌 정치적 반대세력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군을 활용하려는 위험한 선례다. 이러한 조치가 향후 선거 개입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설치한 ‘정부 효율성 부서(DOGE)’의 예산 삭감은 공공 안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텍사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사태 당시, 기상청의 예보 역량이 약화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한 의원들에게 기상청 국장이 “쉽게 제공할 수 있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다겟 의원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행보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공개적으로는 침묵하거나 오히려 권한 확대를 묵인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강력한 당내 장악력과 지지층의 압박에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의회의 감시 기능은 약화되고, 권력 집중은 가속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는 10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논란의 텍사스 선거구 재조정(redistricting) 안에 대한 연방 재판도 예정돼 있다.
다겟 의원은 고(故) 로버트 F. 케네디가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철폐를 위해 던진 연설을 인용하며 “불의에 맞서는 작은 용기들이 모여 역사를 바꾼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미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라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