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Democrat Eileen Higgins Facebook (Eileen Higgins won the Miami mayor’s race on Tuesday, defeating a Republican endorsed by President Donald Trump to end her party’s nearly three-decade losing streak and give Democrats a boost in one of the last electoral battles ahead of the 2026 midterms.)
- 공화당 내 위기감 고조…“히스패닉 표심 더 이상 고정적이지 않아”
- 마이애미 시장직 상징성…히긴스 “전일제 시장처럼 일하겠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민주당 후보가 약 30년 만에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지역 정치 지형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의 일린 히긴스(61) 후보는 9일(화) 치러진 마이애미 시장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후보 에밀리오 곤살레스를 크게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히긴스는 마이애미 역사상 첫 여성 시장이 된다.
히긴스는 히스패닉 인구가 다수인 마이애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지역 주민 상당수가 가족 구금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공식적으로는 무소속 선거였지만 히긴스는 민주당 정치인임을 분명히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히긴스는 곤살레스 후보를 약 19%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승리 연설 직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민자들을 비인간적으로 대하는 정치권의 발언에 유권자들이 지쳤다”며 “마이애미 시민들은 변화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중간선거를 직접적으로 예측하는 지표는 아니라는 평가도 있지만, 양당 지도부가 관심을 기울였던 지역 선거라는 점에서 민주당에 모멘텀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우경화 흐름이 뚜렷했던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서 민주당이 상징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켄 마틴 위원장은 “이번 결과는 공화당의 ‘민생과 동떨어진 정책’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경고”라고 논평했다.
전 교통장관 피트 부티지지,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 등 민주당 전국급 인사들도 히긴스를 지원하기 위해 잇달아 마이애미를 찾았다. 히긴스는 7년 동안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커미셔너로 활동했으며, 보수 성향이 강한 리틀 하바나 지역을 대표해왔다. 정치권 진출 초기부터 자신을 ‘라 그린가(La Gringa)’라는 별칭으로 소개하며 히스패닉 유권자들과 적극 소통한 점도 특징이다.
플로리다 공화당은 쿠바·베네수엘라·니카라과 출신 이민자들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바탕으로 그동안 우세한 지지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선거 패배가 이어지며 당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강경 기조와 생활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비백인 유권자층의 이탈 조짐이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애미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연방하원의원은 최근 SNS 영상에서 “히스패닉 표심은 결코 보장된 것이 아니다”라며 “트럼프에게 ‘결혼했다’고 표현될 만큼 강한 지지를 보였지만 공화당과는 ‘연애 중’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후보로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데이비드 졸리도 “마이애미 시장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 유리한 흐름이 다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플로리다가 오랜 공화당 텃밭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애미 시장직은 의례적 성격이 강하지만, 히긴스는 “전일제로 일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이애미는 플로리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라틴 아메리카의 관문’으로 불릴 만큼 국제적 영향력이 크다. 히긴스는 선거 과정에서 시 소유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확대, 불필요한 예산 지출 삭감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으로, 민주당으로서는 의미 있는 반전 사례로 평가된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