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남의 수요칼럼] 저조한 투표율이 불러온 미국 봄 선거의 희화성(戱畵性)

“달라스의 지난 3월 1일 선거, 유권자 등록인 100명중 15명만 투표”

 

유권자의 의도(意圖) 가 투표로 투영(投影) 되는 것이라면 지난 봄, 3월 1일에 있었던 선거의 투표율은 너무도 염려스럽고 개탄스러웠다. 텍사스주의 전체 등록 유권자(Registered voters)의 83%는 아예 투표소에 얼굴도 내밀지 않았다. 댈러스 카운티도 등록 유권자의 15%만 투표했다. 그러니까 유권자로 등록한 100명중 15명의 투표로 텍사스 전체 의견을 가름한 곳이다.

박영남 달라스한인상공회 상임고문

그리고 오는 5월 24일엔 다시 한번 지난 선거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한 후보와 안건들을 결선투표로 결정하는데 지금의 투표율 추세 대로라면 아마도 등록 유권자의 5%만 투표할 것이고, 만약 이리 되면 민주공화 양당의 공천을 받을 후보는 해당 유권자의 3%도 안되는 유권자 의견만 반영된다.

오늘날 미국의 투표권은 오랜 투쟁의 산물이다. 흑인에게(1960), 여성에게(1920), 18세이상의 모두에게 (1971) 균일, 평등(均一 平等)하게 주어진다는 이 선거방식은 로마 공화정에 뿌리를 둔 것이며 이로서 왕정(王政)과 독재(獨裁)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가적의지를 천명(闡明)한 것이다. 오늘 같은 투표권을 쟁취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은 실로 처절했다.

5월 24일에 있을 결선 투표에는 매우 중요한 사안들이 들어있다. 공화당의 켄 팩스톤(Ken Paxton) 현 검찰총장 후보도 다시 등장한다. 그는 2015년의 부정선거 혐의로 재판 계류 중인데도 4년전에 공화당 공천을 받았고, 지금까지 재판 계류 중이다.

이 자리는 텍사스주 최고 법 집행관이다. 그의 두번째 임기중에는 사무요원 대다수가 검찰총장의 말도 안되는 처신에 사표를 던졌고 현재도 연방수사국(FBI)이 수사 중이다. 그런데도 그는 공화당 예선의 저조한 투표율 덕에 상당한 표차로 후보가 되었다. 대다수 유권자들이 외면한 선거의 결과는 이런 식이다. 공화당은 이를 해결할 능력이나 있는 것인가? 정치인들은 극소수의 자기를 지지하는 유권자만 챙기면 된다는 것이다.

공화당 예비선거에는 이 밖에도 몇 가지 중요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지만 유권자의 11%만 투표했고 결선 투표에서는 5%정도가 투표에참여함으로 끝날 전망이다. 이들 의안(議案) 가운데는 수 억불이 소요되는 국경 수비 소요경비, 이유를 묻지 않는 낙태금지, 세금, 교육문제등도 포함되어 있다. 소수 공화당의 참여로 결정된 것이 전체 공화당의 의견일 수는 없지 않을까?

유권자의 냉랭한 투표함여는 정치를 희화화(戱畵化)하고 정치를 양극화(兩極化)시켜 진정한 민의(民意)와 대중의 이해는 실종되고 말 것이다. 이번 5월24일에 있을 결선투표에 참여해야 이유이다. (조기투표는 5월 16일에 시작된다.)

지역선거의 저조한 투표율은 어쩜 똘똘 뭉친 소수계(minority) 에겐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안겨주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참으로 역설적(逆說的, iron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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