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남의 수요칼럼] 진정한 미국 주류사회(主流社會)로의 편입(編入)

“ 우리는 주류사회 진입문제에서 선출직 공무원 배출에만 초점, 전체적인 저변 확대는 소홀히 여기는 듯”

 

박영남 달라스 한인상공회 상임고문

최초의 한인 미주 이민은 구한말 하와이행 이민선 S.S. Gaelic호에 실려온 사탕 수수밭 노동자 93명 (101명 중 8명은 상륙거부)으로 이들을 1902년 12월 22일 인천항을 출발, 이듬해 정월 15일 하와이 호놀루루 항에 입항한다. 그러니까 한인의 미국 이주는 내년으로 120년이 된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만 살펴보면 우리도 마땅히 이 땅의 주인(主人) 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주인이면 제 목소리가 있어야 하는데도 아직은 틈새에서 소리 없는 국민으로 살고 있다. 우리는 아직 미국 주류사회의 일원으로 남들과 어깨를 겨루며,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 기 보다는 변방에 머물러 지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효과적으로 미국 주류사회 핵심에 진입하는 방법을 연구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니, 이는 동포 사회가 장기적으로 번영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류사회 진입문제에서 지나치게 선출직 공무원 배출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전체적인 저변 확대는 소홀히 여기는 듯해 보인다. 물론 시의원, 카운티 컴미셔너 등 지역 선출직 진출도 중요 하지만, 이들 정부의 하부 신경 조직이라 할 시나 카운티 등의 Committee, Board 등에 참여해서 모퉁이 돌 역할을 감당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는 부지기수로 많으며, 이는 공직 진출을 위한 첫 걸음이자 지름길이도 하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직 시의원이나 카운티 커미셔너에게 자신의 참여 의사를 밝는 일이며, 봉사할 수 있는 기회는 그 후 반드시 있을 것이다.

필자도 2000년 5월에 있었던 갈랜드 시의원에 출사표를 던지고 현직 시의원과 겨룬 경험이 있다. 달라스 한인사회로서는 처음 시도로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이라 혼자 물어 가며 한 발 씩 내 딛었다. 비록 결과(37% 득표)는 빗나갔지만 배운 점 또한 많았던 도전이 였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미국을 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였고, 그래서 그해 갈랜드 상공회가 주관하는 제20기 Leadership Garland Program (월 1회씩, 9개월) 와 Dallas FBI Citizens Academy 제1기(주 1회4시간씩, 9주간)에 등록 수강 했고, 또 주거지 Homeowners Ass. (HOA)부회장과 재무 직도 여러 해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다시 갈랠드 시의 50여개의 Committee, Board중에서Multi-racial Committee 와 Zoning Board에서 한동안 활동했다. 이들은 모두 해당지역 현직 시의원이 추천, 시 의회가 임명하는데 먼저는 City Secretary를 통해 공석 여부와 추천 가능 여부를 타진해야했다. 또 Dallas County의 선거관리 기구인 Election Administration의 Advisory Board 에도 오랜 동안 봉사하면서 미국 선거제도를 많이 살피게 되었다. 물론 이때도 현직 County Commissioner의 추천을 받았다. FBI Academy나 Leadership Program그리고 City나County 봉사직들은 필자에게 많은 현장 교육이 되었다.

이 일들 외에도 필자가 속한 교회의 미국 교단에서의 활동, 한미를 넘나드는 방범(Crime Prevention) 활동, 7년 여의 Korean Forum과 Breakfast Club 활동, 3번의 Jury Duty 등을 거치면서 한때 시의원 재출마를 고려하기도 했었다.

우리는 주변에서 고교 졸업생 중 삼군(三軍) 사관학교로 진학하는 동포 자녀들이 연방 의원의 추천서 받는 것을 많이 보았는데, 같은 원칙이 모든 공적 영역에서도 적용된다.

공직(Public Servant)에는 선거직과 임명직이 있는데 미국 시민들은 대체로 공직에 봉사할 기회를 바라는데 우리 에게도 이런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자기 시간과 재능을 공동체를 위해 기부하는 것, 이것이 곧 주류사회로 진입하는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미국은 민주주의 모범 국가다. 국민이 곧 나라의 주인이며, 국민이나라에 관여해 나가는 제도를 가진 나라다. 당연히 국민은 국가의 모든 일에 결정권과 발언권을 가진다. 선거권, 피선거권 외에도 공적(公的) 영역에서 당연히 직접적으로 주권을 행사한다. 이것이 진정한 국민이 주인인 민주 정부인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투표권은여기에 비하면 오히려 부수적인 것이다. 참여(參與) 하려면 품을 팔아야 한다. 지역민들의 인정을 받으려면 땀을 흘려야 한다. 그리고 결과는 동포사회 모두에게 달콤한 열매로 보답될 것이다.

미국에 동화(同化, Assimilation)는 하되, 근본을 잃지 않는 일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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