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스미소니언 박물관 홈페이지(In the 1920s and 30s, aviation pioneers pushed boundaries and blazed new trails in the air. The Pioneers of Flight celebrates this pivotal era of aviation with a vibrant space that features iconic aircraft, personal stories that build connections with visitors, hands-on learning, and a stylish eye-catching art deco design that includes full-size murals and projections.)
- 미국역사학회 조사 …역사교사의 80% 이상이 스미소니언의 디지털 아카이브 활용
-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교사들은 “균형 있는 역사교육”을 이어갈 것
백악관이 스미소니언 협회의 교육·전시 콘텐츠 전반에 대해 ‘미국적 이상에 맞는지’를 평가하는 대대적 검토 작업에 착수하면서 미국 전역의 역사 수업 현장에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P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서 고등학교 역사교사로 근무하는 카타리나 마트로 씨는 수업 준비 시 스미소니언 홈페이지 자료를 자주 활용해 왔다. 그는 “우리는 편향된 역사가 아닌, 진짜 역사가들이 만든 자료를 원한다”며 정치적 색채가 가미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스미소니언에 보낸 서한에서 “모든 대중 콘텐츠의 어조, 역사적 서술 방식, 미국적 이상과의 부합 여부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적 예외주의’ 교육 강화 방침의 일환으로, 분열적이거나 당파적이라고 판단되는 내용을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또 내년 건국 250주년을 맞아 교육부는 보수 성향 비영리단체 프래거U(PragerU)와 협력해 ‘건국자 박물관(Founders Museum)’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여기서는 독립선언서 서명자들의 전기와 함께 흑인 여성 최초의 시인 필리스 휘틀리 사례도 소개되지만, 비판론자들은 “노예제와 인종차별 등 어두운 과거를 희석시킨 서술”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역사교사 다수는 예산 부족과 오래된 교과서 문제로 스미소니언, 국립문서보관소 등 연방기관이 제공하는 무료 자료를 보완 교재로 사용해 왔다. 미국역사학회 조사에 따르면 역사교사의 80% 이상이 스미소니언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렌던 길리스 미국역사학회 교육연구국장은 “연방 기관의 자료는 전문가 검증을 거친 신뢰성 높은 자원으로, 지난 수십 년간 사회과 교육을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교사들은 이번 검토로 인해 소수자 학생들이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알래스카주 주노의 역사교사 마이클 하이만은 “스미소니언 가상 투어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며 “만약 콘텐츠가 축소된다면 원주민이나 유색인종 학생들이 역사와 거리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대학 역사학과 샘 레드먼 교수는 “과거 학생들이 스미소니언과 협업해 장애인권리법(ADA) 관련 블로그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큰 성과를 얻었다”며 “당시엔 연방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았지만, 올해는 단 한 명도 그런 관심을 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회과 교육계는 각 주가 이미 역사·인종·성별 관련 수업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제정하고 있다며,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교사들은 “균형 있는 역사교육”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내셔널 사회과교사협의회 티나 엘스워스 회장은 “교육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교사들의 역할은 그 복잡한 지형을 헤쳐 나가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맥락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