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BC (Larvae of the screwworm fly, collected from infected cows in Panama on June 11.Enea Lebrun / Reuters)
- 스크류웜이 다시 미국 국경을 넘어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
- 쿠바, 아이티, 도미니카공화국, 남미 일부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존재
- 미 농무부, 지난해 보고서에서 스크류웜 발생 시 텍사스에만 최소 18억 달러 경제적 손실 발생 추산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중남미에서 발생하는 ‘뉴월드 스크류웜(New World Screwworm)’ 기생충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간에게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례는 최근 엘살바도르를 방문했던 한 환자에게서 확인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메릴랜드주 보건부가 지난 8월 4일 기생충 감염을 공식 확인했으며, HHS 대변인 에밀리 힐리어드는 “미국에서 해외 유입으로 인한 첫 번째 스크류웜 감염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내 대중 보건 위험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스크류웜은 파리 유충으로 가축 떼를 몰살시킬 수 있고 야생동물이나 반려동물까지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암컷 파리는 온혈동물의 상처나 피부에 알을 낳고, 부화한 수백 마리의 유충은 살 속으로 파고들며 조직을 파괴한다. 인간 감염은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치료가 가능하다.
이 기생충은 과거 1980~90년대 중미 지역에서 대규모 피해를 일으켰다가 근절됐으나 최근 2년 사이 다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쿠바, 아이티, 도미니카공화국, 남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풍토병으로 존재한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은 지난 8월 15일 텍사스를 방문해 스크류웜 확산 차단을 위한 5단계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수십억 마리의 불임 수컷 파리를 대량 사육해 남부 텍사스와 멕시코 상공에 살포하는 것이다. 이 파리들이 암컷과 짝짓기를 하더라도 알이 부화하지 않아 개체 수가 줄어드는 방식이다. 이 기법은 1960년대 미국 내 스크류웜 퇴치에도 활용된 바 있다.
다만 당초 발표된 불임 파리 살포 계획은 2~3년 후 시행 예정이었으나, 이번 사례로 조기 실행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레그 에봇 텍사스 주지사는 “2백만 개 일자리를 지닌 8,670억 달러 규모의 주 농업 산업이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미 농무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스크류웜 발생 시 텍사스에만 최소 18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이번 첫 인간 감염 사례는 직접적 보건 위협보다는 스크류웜이 다시 국경을 넘어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