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에도 필요한 건 ‘균형 있는 활용’
- 디지털교육협의회 “학부·석사·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 중 66%가 생성형 AI를 학습에 정기적으로 활용”
-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성적에 부정적 영향”
- “최고의 결과는 전통적인 교재와 병행했을 때 나온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대학생들의 학습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학생 전용 기능인 ‘스터디 모드(Study Mode)’를 도입하며 교육 시장 공략에 나섰고, 같은 날 구글도 유사한 학습 보조 기능을 공개했다. 새로운 AI 기능은 기존의 단순한 답변 제공을 넘어, 퀴즈 생성, 학습 계획 수립, 소크라테스식 문답 등을 통해 ‘디지털 튜터’를 자처한다.
이에 따라 기존 학습 플랫폼 및 교재 제공 기업들은 위기감을 느끼며, AI 통합을 통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교과서와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Chegg는 지난 5월 전체 직원의 22%에 해당하는 250여 명을 감원했다. 회사 측은 학생들의 AI 활용 증가가 구조조정의 배경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CEO 네이선 슐츠는 “AI 이전 시대에는 모든 학생에게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지만, 이제는 목표 지향형 학습 도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Chegg는 AI 통합 기능도 도입 중이다. 사용자들은 동일한 질문에 대한 ChatGPT, 구글 지니(Gemini), Claude 등의 답변을 Chegg의 답변과 나란히 비교할 수 있게 됐다.
교과서를 출간하는 맥밀런 러닝(Macmillan Learning)도 자체 AI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정답을 바로 알려주는 대신, 학생의 사고 과정을 유도하며 해답에 접근하게 한다. “문제를 직접 풀어보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 한 화면에서 문제와 AI의 피드백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탭 전환’에 따른 학습 단절을 줄였다고 밝혔다.
프레리뷰 A&M대를 졸업한 브라이언 휘틀리는 ChatGPT, Quizlet, 구글의 소크라틱(Socratic) 등 다양한 도구를 혼용해 공부했다. 그는 “AI는 정확도가 절반 정도였고, 반드시 교차 확인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디지털교육협의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학부·석사·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 중 66%가 생성형 AI를 학습에 정기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반수는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성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조지타운대 독문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샐리 심슨은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녀는 “글을 요약하고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이야말로 학문의 기본”이라며, AI를 활용한 과제 해결은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이빌대학의 에이미 로이어 교수는 AI 의존을 줄이기 위해 일부 과제를 손글씨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녀는 “AI는 이제 학생들의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되었고, 그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카고대 아옐렛 피시바흐 교수는 “부정행위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경계가 모호해졌다”며 “이제는 효율적인 공부와 부정행위 사이의 경계를 혼동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가 강력한 학습 도구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것이 전통적인 학습 방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핵심은 다양한 도구를 병행하며, 비판적 사고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