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텍사스트리뷴 (The Louise school district social/emotional counselor April Cubriel teaches students about different ways to be courageous as she visits a second grade classroom at Louise Elementary School on March 10, 2025. Credit: Mikala Compton/Austin American-Statesman/ USA TODAY NETWORK via REUTERS)
- 정신건강 프로그램 예산의 86%가 연방에 의존
- 팬데믹 지원 종료, 정신건강 인력 감축 우려
- 정신건강보다 ‘치안’ 우선시하는 예산 구조
- 정치적 갈등 속에 뒷전으로 밀린 정신건강
- 전문가들 “정신건강, 또다시 비극 이후에야 관심 가질 것인가”
유발디 참사 후 도입된 지원책, 자금 고갈 위기… 주정부 전담 예산도 부재
텍사스 공립학교들이 6억 달러 이상의 연방 교육 예산 삭감에 직면하면서, 팬데믹과 대규모 총기 참사에 대응해 마련된 정신건강 프로그램들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특히 유발디(Uvalde) 학교 총격 사건 이후 강화된 정신건강 및 위기 개입 서비스, 사회복지사 및 상담사 채용 프로그램 등이 줄줄이 축소될 위기에 놓였다.
정신건강 비영리단체 ‘휴스턴 정신건강 아메리카(Mental Health America of Greater Houston)’에 따르면, 텍사스 내 2,500개 이상의 캠퍼스가 의존하고 있는 주요 정신건강 예산 중 86%가 두 개의 연방 지원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하나인 ‘텍사스 학생 지원 센터’(Texas Center for Student Supports)는 고위험 학군 60곳에서 정신건강 훈련을 제공하고, ‘Stronger Connections’ 프로그램은 98개 학군에 위기 학생 식별 도구와 전문 인력 배치를 지원한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의 기반이 되는 ‘양당안전공동체법(Bipartisan Safer Communities Act)’이 올해 말까지 10억 달러 이상 삭감될 예정이다. 당초 2027년까지 지속될 예정이었던 해당 자금은 연말까지 고갈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지원 자금도 소진되거나 만료됨에 따라, 팬데믹 당시 채용된 사회복지사·상담사들이 해고되거나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지역과 농촌 학군은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프로그램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브라운필드(Brownfield) 교육구 크리스 스미스 교육감은 “현재 2개 캠퍼스에만 ‘커뮤니티 인 스쿨즈’(CIS)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나, 전 학군으로 확대하려면 주정부의 예산 매칭이 필수”라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이 없어 확대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현재 텍사스에서는 정신건강 예산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학교 안전 할당금(school safety allotment)’에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학군은 예산을 ‘보안 강화’에 우선 배정하며, 실제 정신건강에 사용된 비율은 전체의 13%에 불과하다.헐른(Hearne) 교육구 애드리안 존슨 교육감은 “경찰관과 상담사 중 누구를 고용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은 지양돼야 한다”며 “두 역할 모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신건강 옹호 단체들은 텍사스 주의회가 학생 정신건강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23년에는 36개 건강·복지 단체가 “학생 정신건강 할당금” 신설을 요청했으나, 관련 법안(HB 1257)은 통과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후퇴 배경에 정치적 논란이 있다고 본다. 일부 보수 성향 의원들은 학교 정신건강 프로그램이 학부모 동의 없이 학생들에게 심리 검사를 실시하거나, LGBTQ 정체성을 강화한다고 주장하며 제한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상원 법안 SB 400은 모든 심리 검사에 대해 학부모 동의를 의무화하려 했으나 하원에서 폐기됐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연간 180일 이상 학교에 머무는 만큼, 학교야말로 정신건강 기초를 세우는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지속적이고 전담된 예산 없이는 이 같은 이상도 실현되기 어렵다.
스미스 교육감은 “우리는 올해 약 200만 달러의 적자를 안은 예산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며 “파트너십으로 일부 유지 중이나, 경제 여건과 함께 정신건강 지원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존슨 교육감은 “경찰관을 모든 학교에 배치할 예산이 존재하듯, 사회복지사와 심리상담사에도 동일한 수준의 전담 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월 21일부터 시작되는 특별 주의회 회기에서도 정신건강 이슈는 주지사 지시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교육계와 정신건강 단체들은 “이번 회기에서도 외면받을 경우, 다음 학년도엔 수많은 프로그램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