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 연방 하원 장악력 유지위해 텍사스의 선거구를 재조정 지시
- 재조정안이 통과될 경우, 오스틴 주민 일부 샌앤젤로, 빅토리아, 웨이코 등 지역구로 편입
- 오스틴에서 단 하나의 민주당 지역구(District 37)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공화당 소속 의원에게 대표권을 빼앗기는 결과 가능
텍사스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5명의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을 공화당 의원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오스틴 지역을 포함한 중부 텍사스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연방 하원에서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텍사스의 선거구를 재조정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트럼프 지도(Trump Map)’로 불리는 이 재조정안은 텍사스 주의회가 향후 며칠 내에 입법을 시도할 예정이며, 첫 청문회는 이번 주 금요일 오전 10시 주의회 E1.030호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10시간 동안의 시민 의견 청취가 예정돼 있다.
이번 재조정안이 통과될 경우 오스틴 주민 일부는 현재 지역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샌앤젤로, 빅토리아, 웨이코 등에 기반을 둔 연방 하원의원들의 지역구로 편입된다. 이에 따라 오스틴은 단 하나의 민주당 지역구(District 37)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공화당 소속 의원에게 대표권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새롭게 배정될 공화당 의원들은 10선거구 의 마이클 맥콜(Michael McCaul), 27선거구 마이클 클라우드(Michael Cloud), 11구역 선거구 어거스트 플루거(August Pfluger), 17선거구 피트 세션스(Pete Sessions) 등이다.
오스틴 지역에서만 7선에 당선된 민주당의 로이드 다겟 연방 하원의원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독재적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텍사스와 오스틴을 도끼로 잘라내듯 분할하고 있다. 이번 선거구 조정안은 접근성, 책임성, 지역 주민들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목소리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다. 우리는 그동안 공화당의 잘못된 게리맨더링 시도를 막아왔고, 이번에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트럼프의 요구에 굴복한 공화당이 이번 조정을 관철시킨다면, 이는 텍사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유권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심각한 사안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유권자가 대표를 선택해야지, 대표가 유권자를 고를 수는 없다. 시민은 자신을 대변할 국회의원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 만약 이 부정한 조정안이 통과된다면, 트럼프는 무제한적인 권한을 얻게 된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지도라 불리는 선거구 제조정 안건은 오스틴과 중부 텍사스 주민들의 정치적 대표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청문회와 시민 의견 청취 과정에서 큰 반발이 예상된다. 일부 시민단체는 즉각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있으며 지역 의원들도 공동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는 이 계획이 향후 대선과 연방 의회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어 향후 연방정부 차원의 법적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