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온라인 금융사기 ‘돼지 도살 스캠(Pig Butchering Scam)’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돼지 도살 스캠은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피해자와 친밀감을 쌓은 뒤, 가짜 투자 플랫폼으로 유도해 한꺼번에 거액을 탈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돼지 도살 스캠’이라는 이름은 중국어권에서 비롯된 ‘살찐 돼지를 도살한다’는 의미의 은어에서 유래했다. 범죄조직이 피해자를 장기간 신뢰하도록 만든 후, 마지막에 큰 투자금 유입을 유도해 한 번에 ‘도살하듯’ 자금을 빼내는 구조다.
범죄자들은 ‘잘못 연락했다’며 문자나 SNS로 대화를 시작하거나 데이팅 앱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근한다. 이후 매일 대화를 이어가며 연애 관계 혹은 멘토 관계로 발전시키고, 몇 주가 지나면 고수익 투자를 제안한다. 처음에는 소액 투자로 ‘가짜 수익’을 보여주며 신뢰를 강화하고, 이후 “지금이 마지막 기회”, “VIP 계정으로 승급해야 한다”고 압박해 피해자의 전 재산을 투자하도록 유도한다. 출금이 가능해 보이던 투자 플랫폼은 사실상 조작된 가짜 사이트로, 돈을 넣는 순간 사기범은 연락을 끊는다.
미 FBI는 지난해 피해액이 40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미얀마·캄보디아 등지에 위치한 대규모 사기 조직들이 콜센터처럼 운영되며 글로벌 범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가해자들은 심리 조작에 능숙하며, 피해자가 스스로 투자 결정을 내린 것처럼 믿게 만든다”며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런 특징 보이면 ‘돼지 도살 스캠’ 의심해야
금융당국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보이면 즉시 연락을 끊고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르는 번호 또는 SNS에서 우연을 가장해 연락한 뒤 빠르게 친밀감을 쌓으며 매일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높은 수익에 위험성이 낮은 투자를 제안하고 일반 금융기관과 무관한 가짜 플랫폼 접속을 요구한 뒤 “출금 지연됐다” 또는 “수수료 및 세금을 내야한다”고 요구하는 수법을 쓰고 마지막으로는 “나를 믿어달라”, “마지막기회”라며 감정적인 압박도 가한다.
이처럼 장기간의 감정적 유대 형성, 정교한 가짜 투자 플랫폼, 암호화폐 기반 자금세탁이 결합된 이 사기 수법은 매년 수십조원 규모의 피해를 야기하며 국제 보안·금융 기관의 주요 대응 과제로 떠올랐다.
AI 기반 가짜 신분·딥페이크까지… “수백 명 피해자 동시 관리”
돼지 도살 스캠의 핵심은 ‘장기 신뢰 구축’이다. 사기범들은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피해자와 일상적 대화로 친분을 쌓으며 연애 관계·조언자·투자 멘토 등 다양한 신뢰 관계를 형성한다. 최근 이 과정은 AI 생성 프로필사진, 딥페이크 영상 사용, 대화 자동화 챗봇 스크립트, 수십 개의 가짜 온라인 인격(페르소나) 동시 운영 등 AI 기술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사기조직은 AI로 제작된 수많은 계정을 SNS·메신저에 대량 투입해 피해자를 골라내며, 단일 조직이 수백 명의 피해자를 동시 관리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커졌다.
동남아에 ‘사기 공장’… 인신매매 피해자 강제로 투입되기도
이번 스캠 확산의 배경에는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운영되는 대규모 조직형 ‘사기 콤파운드(Scam Compound)’의 존재가 있다. 이 시설들은 거의 24시간 운영되며, 역할이 나뉜 전문 인력들이 투자자 관리·웹 개발·자금 세탁 등 각 기능을 담당한다. 일부 직원들은 인신매매로 납치된 뒤 강제로 스캠 작업에 투입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기술팀은 합법적인 투자 앱처럼 보이는 고급식 대시보드·실시간 차트 기능을 가진 가짜 투자 웹사이트와 앱을 직접 제작한다. 이 앱은 공식 앱스토어가 아닌 직접 설치 방식(APK)으로 배포되며, 과도한 기기 권한을 요구해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수익금 인출” 시점에 덫 발동… 암호화폐로 빠르게 자금 세탁
가짜 플랫폼에서 피해자 계정은 고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데이터만 조작된 화면일 뿐이다. 피해자가 출금을 요청하는 순간 사기범들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을 막는다.
추가 수수료 또는 세금을 요구하거나 VIP 업그레이드 비용을 요구한다. 또 플랫폼 오류 핑계를 댄 이후 연락을 두절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가로챈 자금은 암호화폐 믹서·국경 간 송금·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OTC 브로커 등을 통해 빠르게 세탁되는 특히 USDT(테더) 같은 스테이블코인이 익명성과 속도 때문에 선호된다.
돼지 도살 스캠은 학생부터 은퇴자, 기업 임원까지 전 연령층을 공격한다. 특히 2023년에는 미국의 한 중견은행 CEO가 조작된 투자 플랫폼에 속아 4,700만 달러를 송금해 은행이 붕괴한 사건이 발생하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감정적 파괴력도 심각… 보고조차 하지 못하는 피해자 다수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심리적 충격도 크다. 피해자들은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 고립감에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수치심으로 인해 주변에 알리지 못한다. 또한 금전적 피해로 인해 가족과 직장 생활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FBI는 “많은 피해자가 이같은 심리적 고통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실제 피해규모는 통계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가별 협력과 금융·보안 업계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이는 대응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보안 전문가들은 신규 등록 투자 URL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며 의심스러운 암호화폐 지갑 활동을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메시지 패턴 분석을 통한 AI 사기를 감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금융기관의 자금세탁방지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암호화폐 거래소의 범죄연계 계정을 차단하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피해예방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을 악용한 신종 사기가 기존 금융·디지털 안전망을 압도하는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적 공조 없이는 피해 증가를 막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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