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asked federal agents in Chicago on Oct. 4. (Photo: Octavio Jones/AFP)
일리노이 주지사 “주 정부의 동의나 협력 없이 주권을 가진 주에 병력을 파견, 트럼프의 침공”
텍사스 주지사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결정을 전폭 지지”
일리노이주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 주방위군 병력 수백 명을 시카고에 배치하려는 계획을 막기 위해 6일(월)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일리노이주 정부는 이번 파병 시도가 “주권과 자치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일리노이주가 연방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미국 국민은 대통령의 비호를 잃었다는 이유만으로 자국 군대의 점령 위협 속에 살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소송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에이프릴 페리(April Perry) 연방판사에게 배당됐다.
이번 소송은 피트 헥셋(Pete Hegseth) 국방장관이 전날 밤 서명한 메모에 대한 대응으로 제기됐다. 헥셋 장관은 해당 문건에서 텍사스 주방위군 400명을 “필요한 곳에 배치하라”고 명령했으며 시카고를 포함해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도 파병 대상 지역으로 언급했다.
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의하지 않는 주(州)에 외부 주방위군을 투입하려 한 첫 시도로 주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연방정부가 타주의 군 병력을 강제로 동원하는 것은 헌법 질서를 흔드는 위험한 선례”라고 지적했다.
일리노이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 주방위군을 시카고에 파견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시카고 내 불안이 심각하다”는 백악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주 정부는 최근 발생한 일부 소요 사태가 국토안보부(DHS)의 과도한 이민 단속 작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리노이 주정부는 “시카고 내 공공안전을 증진하기보다는, 피고들의 자의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이 오히려 시민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적 피해와 함께 주의 자치권을 훼손하고 지역사회 내 불신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민주당)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 정부의 동의나 협력 없이 주권을 가진 주에 병력을 파견하려 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이것을 ‘트럼프의 침공(Trump’s Invasion)’이라 불러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처음에는 연방 요원 파견으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일리노이 주방위군의 연방화와 타주 병력 투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명백히 헌법적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면,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결정을 전폭 지지하며 “연방 요원 보호 임무를 전면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면 텍사스 방위군이 대신하겠다”며 “텍사스 방위군의 훈련과 전문성은 비교할 수 없다”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 전부터 시카고에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위협해 왔으며, 올해 초에는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시카고와 전쟁(WAR)을 벌이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