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광고의 존재조차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상황” , “동의한 적 없는데 모든 단체장 일동”불쾌
- “실제로 광고 내용에 동의하거나 참여 의사를 밝힌 이는 소수에 불과”
- 광고내용도 지적 “특정 인물에 대한 과도한 미화와 감성적 표현, 심지어 종교적 신념처럼 비칠 수 있어”
- “총영사직은 특정 인물이나 단체의 치적을 과장하거나 사적으로 포장하는 자리가 아니다”
[사진=텍사스N] 지난 2023년 민주평통 휴스턴협의회가 마련한 영 김 연방하원의원 강연회에서 정영호 총영사와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참석,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오는 7월 14일 오후 5시, 휴스턴 한인회관에서는 정영호 주휴스턴 총영사의 환송 행사가 열린다. 이번 행사를 앞두고 지역 한인신문에는 ‘사랑과 헌신으로 함께해주신 정영호 총영사님을 위한 감동의 작별’이라는 광고가 실렸다.
광고에는 ‘휴스턴 한인회관에서 14일(월) 오후 5시에 환송식이 열린다’고 알리면서 ‘휴스턴 한인회장 윤건치, 휴스턴 한인회 이사장 권지용 및 모든 이사, 임원, 그리고 모든 휴스턴 단체장 일동’이라고 적시, 모든 한인사회가 정영호 총영사 환송식을 주최 또는 주관하는 것으로 전했다.
앞서 한국정부는 해외공관에 파견된 특임공관장에게 이임을 지시했다. 조현동 주미국대사를 포함,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특임공관장 30여명에게 이임을 지시한 것으로 정영호 총영사에 이에 포함된다.
특임공관장은 주로 대통령이 특별히 발탁한 인사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바뀌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재신임절차를 거치는 게 관행이다. 정영호 총영사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특임공관장이므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인용과 정권 교체 이후 사표제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단체장은 “단체장 중에는 환송식이 열리다는 것을 광고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동의한 적 없는데 모든 단체장 일동”이라고 적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환송행사를 동의한적 없다는 단체장들은 결국 ‘정영호 총영사 환송 광고 관련 정정 및 유감표명’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다수의 한인회 이사 및 단체장들은 해당 광고의 문안과 명의 사용에 동의한 바 없으며, 전체 이사 및 단체장의 이름이 무단으로 사용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실제로 광고 내용에 동의하거나 참여 의사를 밝힌 이는 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는 해당 광고의 존재조차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찬양에 가까운” 무리한 광고내용에 대한 유감도 드러냈다.
“광고 문안에 담긴 특정 인물에 대한 과도한 미화와 감성적 표현, 심지어 종교적 신념처럼 비칠 수 있는 문장 구성은, 공공기관장인 총영사직의 본래 역할과 성격에 비추어 매우 부적절하다. 오히려 해당 광고는 동포 사회 내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행사 홍보문에 따르면 “따뜻한 리더십과 깊은 유대감으로 우리의 삶에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셨던 총영사님께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그동안 베풀어주신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고 적혀있어 이는 정무직 공직자 한명에 대한 찬양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또 “총영사직은 특정 인물이나 단체의 치적을 과장하거나 사적으로 포장하는 자리가 아니며, 특히 특임 공관장의 위치에 있는 인사는 사적인 고려 없이 공정하고 책임 있게 공적 직무만을 수행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의 시책에 따라 퇴임하는 시점에, 일부 인사들이 자의적으로 ‘모두의 뜻’인 양 포장해 헌정 광고를 게재한” 문제를 지적하고 “그 명의에 무단으로 모든 이사 및 단체장들의 이름을 포함시킨 행위는 명백히 부당하며, 동포 사회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하는 행위다. 이에 우리 휴스턴 지역 다수 단체장 일동은 본 광고가 전체의 뜻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어 “향후 이와 같은 무분별한 명의 도용과 일방적 메시지 발표의 재발을 방지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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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성명서 원문이다.
정영호 총영사 환송 광고 관련 정정 및 유감 표명
2025 년 7 월 10 일자 *코리안 저널*에 게재된 “사랑과 헌신으로 함께해주신 정영호 총영사님을 위한 감동의 작별”이라는 제목의 광고에, 광고 게재의 주체로 “휴스턴 한인회장 윤건치, 휴스턴 한인회 이사장 권지용 및 모든 이사, 임원, 그리고 모든 휴스턴단체장 일동”이 명시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한인회 이사 및 단체장들은 해당 광고의 문안과 명의 사용에 동의한 바 없으며, 전체 이사 및 단체장의 이름이 무단으로 사용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합니다. 실제로 광고 내용에 동의하거나 참여 의사를 밝힌 이는 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는 해당 광고의 존재조차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광고 문안에 담긴 특정 인물에 대한 과도한 미화와 감성적 표현, 심지어 종교적 신념처럼 비칠 수 있는 문장 구성은, 공공기관장인 총영사직의 본래 역할과 성격에비추어 매우 부적절합니다. 오히려 해당 광고는 동포 사회 내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총영사직은 특정 인물이나 단체의 치적을 과장하거나 사적으로 포장하는 자리가 아니며, 특히 특임 공관장의 위치에 있는 인사는 사적인 고려 없이 공정하고 책임 있게 공적직무만을 수행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시책에 따라 퇴임하는 시점에, 일부 인사들이 자의적으로 ‘모두의 뜻’인 양 포장해 헌정 광고를 게재하고, 그 명의에무단으로 모든 이사 및 단체장들의 이름을 포함시킨 행위는 명백히 부당하며, 동포사회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이에 우리 휴스턴 지역 다수 단체장 일동은 본 광고가 전체의 뜻이 아님을 분명히밝히며, 향후 이와 같은 무분별한 명의 도용과 일방적 메시지 발표의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합니다. 아울러 정정 광고 및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합니다.
2025 년 7 월 12 일
정영호 총영사 환송 광고 명의 도용에 이의를 제기한 휴스턴 지역 다수 단체장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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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