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후] 휴스턴 코리안 페스티벌이 특별했던 이유

차세대의 힘으로 15년을 일궈온 '휴스턴 코리안 페스티벌'

 

 

휴스턴에서 열리는 코리안 페스티벌은 타 지역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축제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주로 한인회를 중심으로 열리는 한인문화축제가 아닌 한인 1.5세와 2세, 3세들의 힘으로 시작됐고 15년째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최도 봉사자들도 한인 차세대와 현지 젊은 세대들로 구성해 휴스턴 다운타운 한복판을 찾은 4만 5천여명 관람객들에게 한국을 만나게 한 놀라운 축제였다.

지난 22일(토) 휴스턴의 날씨는 무더웠다. 간혹 바람이 불어 선선한 느낌도 있었지만 태양볕은 한여름 수준과 비슷하다고 체감했다. 오전 11시부터 다운타운 디스커버리 그린 공원 인근은 주차하려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휴스턴에서 한국 전통민속악을 전하는 ‘휴스턴 농악단’의 길놀이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 후 한국문화축제를 방문하는 이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각종 크레프트 부터 윷놀이까지 다양한 즐길거리도 풍부한 축제였다.

이 모든 준비를 한인차세대단체가 준비했다는 것이 놀랍고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한인차세대들로 구성된 KASH(회장 자넷 홍)은 장학생 선발도 놀라울 정도의 남다른 시각으로 풀어냈다. 한식을 주제로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하는 짧은 영상을 제출하고 주최측인 KASH는 이를 소셜미디어에 올려 일반 대중의 평가를 토대로 장학생을 선발했다. 대학 입학 후 부모로부터 독립해 처음 만든 음식이었던 김치찌개, 갖은 야채와 고기류를 비벼 먹는 비빔밥을 각기 다른 문화를 섞는 것으로 표현한 태평양계 미국인 학생 등 각자 다른 의미를 부여한 한식을 소개했다.

코리안 페스티벌이라 하면 K팝 댄스 무대를 빼놓을 수 없다. 단지 현장음악으로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틀어놓았을 뿐이지만 마치 한팀인 것처럼 군무를 보여주는 미국 10대와 20대들.

KASH는 K팝이 좋아 한글을 배우고 K팝 아이돌의 퍼포먼스를 따라하며 동질감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 그렇다고 기성세대들의 취향을 무시하지도 않았다. 무대를 따로 설치해 한 곳에서는 한국 전통문화를, 다른 무대에서는 K팝을 마음껏 누릴수 있도록 했다. 무대를 나눠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을 맛보게 한 묘안이었다.

KASH의 코리안 페스티벌의 감각적 프로그램은 바로 김치를 소개하기 위한 김치 먹기 대회와 김치 재료 소개였다. 15년 전 처음 페스티벌을 시작할 당시 김치 페스티벌로 시작된 코리안 페스티벌이기에 김치와 고추장 등 한식재료 체험은 현장의 인기를 누렸다. 김치회사의 김치홍보부스였을 테지만 그곳엔 완성된 김치 옆에 김치를 만드는 재료를 함께 놓아 둔 것은 참신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드는 건강식으로 김치를 알리는 기회였던 셈. 김치를 맛보고 고추장을 맛보며 한국의 매운맛을 체험한 뒤 많은 이들은 한복을 입어보는 체험부스로 향한다. 한복만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색감과 선에 매료된 이들은 서로 입어보겠다며 긴 줄을 서며 기다렸다.

10월 중순 휴스턴 심장부인 디스커버리 그린 공원에 모인 4만 5천여명의 인파에게 소개된 한국은 맛과 흥, 정겨움이 모두 담긴 종합선물세트였기를 기대해본다.

 

 

안미향 기자 텍사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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