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텍사스 트리뷴(State Sen. Charles Perry, R-Lubbock, sponsor of Senate 5 which would ban THC-containing products, speaks on the Senate floor on July 30, 2025. Credit: Bob Daemmrich for The Texas Tribune)
텍사스 상원이 대마 유래 THC 제품의 전면 금지를 추진하면서 또다시 주지사와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텍사스 상원은 29일(화) 찰스 페리(공화·러벅) 의원이 발의한 상원 법안 5호(SB 5)를 찬성 20표, 반대 9표로 예비 통과시켰으며, 최종 표결은 향후 며칠 내 이뤄질 예정이다.
텍사스트리뷴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CBD(칸나비디올)와 CBG(칸나비게롤)를 제외한 모든 THC 성분이 검출되는 대마 제품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연방정부 기준에 따라 합법으로 간주되는 수많은 대마 제품까지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조치로 텍사스 내 대마 산업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페리 의원은 이날 상원에서 “대마 합법화의 본래 목적은 THC 확산이 아니었다”며 “현재 유통 중인 제품 대부분은 사실상 연방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THC의 의료 효과에 대해서도 “의학적 효능이 공인된 적이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어 “텍사스는 주유소에서 약을 구하는 주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THC를 주류처럼 규제하자는 애벗 주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주류 산업조차 제대로 단속할 인력이 부족한데 THC까지 관리할 수는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명확한 금지가 단속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세 메넨데즈(민주·샌안토니오) 상원의원은 “THC는 오피오이드나 알코올 의존을 끊는 데 도움을 준다”며, 금지는 ‘생활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텍사스의 의료용 마리화나 제도(TCUP)가 접근성 부족과 고비용 문제로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대마는 유일한 대안이자 생존 수단”이라고 말했다.
페리 의원은 이에 대해 “의회가 TCUP 확대안을 통과시킨 만큼 제도가 곧 개선될 것”이라며 “제도 확대를 위해서는 대마 금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같은 날 네이선 존슨(민주·댈러스) 상원의원은 금지 대신 규제를 골자로 한 상원 법안 53호와 54호를 제출했다. SB 53은 대마 제품에 대해 ▲21세 이상 판매 ▲1회 섭취량 5mg 제한 ▲아동 안전 포장 의무화 ▲세수 활용 방안 등을 담고 있으며, SB 54는 소량 마리화나 개인 소지를 비범죄화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상원에서는 전면 금지와 규제 강화 방안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하원에서도 여러 법안이 동시에 발의되며 입법 과정은 한동안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리 반디버(공화·뉴보스턴) 하원의원은 SB 5와 동일한 내용의 하원 법안 5호(HB 5)를 제출했으며, 제시카 곤살레스(민주·댈러스) 하원의원은 성인 대상 마리화나 합법화를 담은 HB 195를 발의했다. 이 법안은 ▲성인 2.5온스까지 소지 허용 ▲상업적 유통은 주 면허국 감독 하에 ▲10온스 이상 소지는 잠금장치가 있는 구역에 보관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찰린 워드 존슨(민주·휴스턴) 하원의원은 THC 포함 제품에 대한 경고문 부착 의무를 규정한 HB 160을, 주디스 자피리니 상원의원은 아동 대상 마케팅을 금지하는 SB 39를 발의했다. 니콜 콜리어(민주·포트워스) 하원의원은 ‘합법 대마 제품’으로 알고 구매했더라도 불법 THC가 포함된 경우 처벌을 면하게 하는 HB 42를 제출했다.
한편 애벗 주지사는 앞서 정기회에서 통과된 유사한 금지법안을 거부하면서, THC 제품에 대해 주류처럼 규제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그는 ▲아동 출입이 잦은 장소 근처 판매 금지 ▲21세 미만 판매 금지 ▲불법 판매 시 강력한 처벌 등을 제안했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규제 방안에 긍정적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애벗 주지사 역시 “극도로 위험한 합성 THC 제품은 전면 금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덧붙이며 타협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정기회에서의 입법 실패와 주지사 거부권 행사로 인해 특별회기에서 다시 불붙은 상태다. THC 규제를 둘러싼 논쟁은 텍사스 내 보수와 진보, 산업계와 의료계 간의 이해관계를 가르는 주요 이슈로, 향후 몇 주간의 의회 논의 결과에 따라 큰 변화가 예상된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