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Source: Texas Legislative Council / Credit: Carla Astudillo
텍사스 공화당이 추진 중인 연방 하원 선거구 재조정안이 텍사스 하원을 통과했다. 공화당이 5석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선거구에 따라 포트워스와 매컬런을 비롯한 주요 도시 유권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정당 간 유불리를 넘어 텍사스 유권자들의 워싱턴 내 대표성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포트워스 남동부 지역은 지난 10여 년간 민주당 소속 마크 비시 하원의원이 대표해 왔다. 그는 흑인과 히스패닉 인구가 밀집한 이 지역의 경제 개발을 위해 수백만 달러의 연방 자금을 확보하며 저소득층 주택 건설과 상업지구 활성화 사업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새로운 선거구는 마크 비시 의원의 지역구를 농촌 지역과 분리 · 합병해, 전통적으로 민주당 비시 의원을 지지해왔던 지역구 유권자들의 정치적 결집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공화당 지지 인구가 대거 합류되면서 당선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공화당의 의석수 확장 계획은 이처럼 민주당 텃밭 지역구를 쪼개기로 나눈 후 공화당 지지세가 높은 농촌 지역과 합병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추진된 이번 개편안은 도시와 교외 지역, 특히 민주당 성향이 강한 흑인·히스패닉 밀집 지역을 농촌 선거구와 묶어 공화당이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앤드레아 바레로 SMU 교수는 “이는 공화당이 꺼리는 유권자들, 곧 도시의 소수민족 유권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체계적으로 희석시키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매컬런의 경우, 비센테 곤살레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거주하는 지역구가 다시 다른 선거구로 편입되면서 혼란이 예상된다. 지역 단체 ‘라 우니온 델 푸에블로 엔테로(LUPE)’는 “지도 한 줄 바뀌면 오랜 기간 쌓아온 의원과 지역사회의 협력이 단절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달라스 교외 지역을 대표하는 민주당 줄리 존슨 의원도 새로운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의석권을 잃을 수 있다. 그는 “도시와 농촌은 주거·교통·의료 등 필요가 크게 다른데, 이를 한 선거구로 묶으면 대표성과 접근성이 모두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이 텍사스의 경제적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휴스턴 전 시장 애니즈 파커는 “도시의 건강이 곧 주 경제의 건강으로 직결된다”며 “도시 대표성을 약화시키는 선거구 개편은 장기적으로 텍사스 경제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트워스는 최근 인구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도시에 기반한 연방 하원의원은 단 한 명만 남게 된다. 스팀슨 회장은 “포트워스를 대표하는 의원이 사라진다면 도시 전체가 심각한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 스팀슨 포트워스 흑인상공회의소 회장은 “소수민족 기업의 성장은 초당적 과제”라면서도 “지역사회가 수년간 쌓아온 성과가 정치적 계산에 따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