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NN(Conservative political activist Charlie Kirk, founder of Turning Point Action, speaks during a meeting on the campus of the University of Arizona in Tucson, Arizona, on October 17, 2024.)
[오스틴-텍사스N] 텍사스주가 보수 성향 청년단체 ‘터닝포인트 USA(Turning Point USA·TPUSA)’의 고등학교 지부를 모든 캠퍼스에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교육계와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레그 에봇 텍사스 주지사와 댄 패트릭 부지사, 터닝포인트 USA 고위 책임자인 조시 티폴트는 주지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 프로그램 ‘클럽 아메리카(Club America)’ 확대 구상을 발표했다. 애봇 주지사는 “터닝포인트 USA 활동을 막는 어떤 시도도 ‘의미 있는 징계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해당 학교는 즉시 텍사스교육청(TEA)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에 지부 설립을 의무화하는 구체적 조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지난 11월 초, 마이크 모라스 텍사스 교육감과 터닝포인트 USA 측이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나왔다. 그 직후 패트릭 부지사는 관련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터닝포인트 USA는 찰리 커크가 설립한 보수 성향 청년단체로,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자유주의 성향 교수 명단을 공개하는 ‘교수 감시 명단’ 운영으로도 주목받아 왔다. 커크는 LGBTQ+, 비기독교인, 유색인종, 여성 등을 향한 혐오 표현 논란에도 중심에 있었으며 지난 9월 유타주의 한 대학 행사 중 사망했다.
커크 사망 이후 애봇 주지사와 교육당국은 일부 교사가 SNS에서 커크를 조롱하거나 폭력을 부추겼다며 비판했고 ,텍사스 교육청은 관련 민원을 수백 건 접수해 조사에 착수했다.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제기되면서 조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터닝포인트 USA는 전국 고등학교에 설치되는 ‘클럽 아메리카’ 활동을 통해 학생 네트워크 구축, 시민교육, 유권자 등록 지원 등 ‘자유사회 기반 원칙’ 교육을 내세운다. 단체 측은 커크 사망 이후 지부 설립 문의가 폭증했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학교 행정진의 ‘방해’도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오클라호마와 플로리다 등 공화당 주정부도 유사한 협력 모델을 출범시킨 바 있다. 오클라호마의 전 주 교육감은 터닝포인트 USA 지부 설립을 거부하는 학교의 인증을 박탈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학생·학부모는 터닝포인트 USA가 “인종차별·동성애 혐오·성차별적 발언을 일삼는다”며 지부 철회를 요구하는 청원을 주도했다. 남부빈곤법센터(SPLC)는 터닝포인트 USA가 백인 기독교 우월주의가 위협받는다는 공포를 조장하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텍사스는 최근 몇 년간 교육현장에서 진보적 내용이 학생을 ‘세뇌한다’는 공화당 측 주장을 바탕으로 우경화 정책을 강화해 왔다. 교실 내 십계명 게시 의무화(현재 소송 진행 중), 미국의 노예제·인종 문제 교육 제한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에봇 주지사는 LGBTQ+ 관련 학생동아리를 금지하는 상원법안 12호(SB 12)에 서명한 바 있다.
에봇 주지사는 터닝포인트 USA가 특정 정당 조직이 아니라며 “기독교 운동선수회(FCA)처럼 가치 중심 단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진보 성향 단체에 대해서도 동일한 지원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지지는 어렵지만 학교에 존재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텍사스 내 약 500개 고등학교에 터닝포인트 USA 지부가 개설돼 있으며, 터닝포인트 USA는 장기적으로 전국 2만 개 고교 지부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텍사스교사연맹(AFT) 제프 카포 회장은 대학에서는 정치 단체 활동이 가능할 수 있으나 “고등학생은 더 영향받기 쉬운 연령대인 만큼 고교에서의 정치적 분열 단체 활동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