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텍사스 주지사실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텍사스 방문 당시 에봇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국경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 진 우 원대대표 “부당한 선거구 조정 시도를 막는 것이야말로 내 헌법적 의무를 다하는 것”
- 켄 펙스턴 “금요일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직위를 공석으로 선언하는 법적 절차 돌입”
그레그 애봇 텍사스 주지사가 주 하원의 민주당 원내대표 진 우(Gene Wu) 의원의 직위를 박탈해달라는 긴급 소송을 5일(화) 텍사스주 대법원에 제기했다. 이는 우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의 연방 하원 선거구 재조정안 통과를 지연시키기 위해 집단적으로 텍사스를 떠난 데 따른 조치다.
애봇 주지사 사무실이 공개한 소장에 따르면 “우 의원이 주 헌법이 부여한 의무를 위반하고 주를 이탈함으로써 자신의 직무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하원이 민주당 의원들의 이탈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의 자체가 무산됐고 이로 인해 공화당의 선거구 조정 작업이 차질을 빚자 에봇 주지사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한 소송카드를 꺼내들었다.
소장에 따르면 “하원의 출석 의무는 헌법이 요구하는 적극적인 책임이며, 이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의회가 기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직무 방기”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성명을 내고 “부당한 선거구 조정 시도를 막는 것이야말로 내 헌법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타락한 지도자와 공모해 인종차별적 선거구를 밀어붙이려는 시도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 내 책무”라고 밝혔다.
우 의원은 현재 시카고에 머물고 있으며, 자신의 SNS를 통해 “텍사스와 미국 모든 유권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전국적인 관심을 끌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SNS를 통해 “공화당의 이번 행동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권력 장악 시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켄 팩스턴 텍사스 주 법무장관은 주 대법원에 “이번 소송은 주지사가 제기할 권한이 없다”며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그는 주지사의 소송은 부적절하며, 오직 법무장관 또는 지방검사만이 관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팩스턴은 동시에 해당 민주당 의원들이 금요일까지 귀환하지 않을 경우 이들의 직위를 공석으로 선언하는 법적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애봇 주지사는 앞서 일요일 성명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이 월요일 하원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직위 박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공화당 다수의 하원에서 경찰을 동원한 의원 강제 소환 결의를 이끌어냈으며, 주 공공안전국(DPS)에 민주당 의원들의 체포를 명령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 사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돌아오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냥 회피해선 안 된다. 돌아가서 싸워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선거”라고 말했다. 그는 FBI나 연방 정부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CNBC 인터뷰에서는 공화당이 “텍사스에서 더 많은 의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MSNBC 인터뷰에서 “이런 행동은 독재로 가는 전조이며, 전 세계에서 독재자들이 하는 방식과 같다”고 비판했다.
애봇 주지사 사무실이 공개한 소장 첫 페이지 캡쳐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