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BC news (Ken Martin, chairman of the Democratic National Committee, speaks during a press conference with Texas Democrats at the International Union of Painters and Allied Trades union hall on August 05, 2025 in Aurora, Illinois. Scott Olson/Getty Images)
- 트럼프 “텍사스에 공화당 5석 더 줘야”…민주당 “민주주의 훼손”
- 민주다 주하원 의원들 불출석하자 코닌 상원의원, FBI에 공조 요청
- 민주당 전국 지도부 반발…“국민의 지지를 얻어 쟁취해야”
- 전국으로 번지는 ‘선거구 전쟁’…캘리포니아도 맞대응
텍사스 주 하원이 5일(화) 오후 본회의를 소집했지만 여전히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며 선거구 재조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공화당이 추진 중인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개편에 반발한 민주당 의원들이 주를 떠난 가운데 그레그 애봇 주지사는 이들에 대한 체포 명령을 내렸다.
애봇 주지사는 전날 텍사스 공공안전국(DPS)에 민주당 의원들을 찾아 “강제로 오스틴으로 복귀시킬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민사적 체포영장은 주 경계 밖에서는 효력이 없어 실제로 이들을 체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하원은 이날 오후 1시 다시 개회했으나 여전히 정족수인 100명에 미치지 못했다. 공화당 소속 더스틴 버로스 하원의장은 “DPS가 작업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오는 금요일 정족수 충족을 다시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C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텍사스 선거구 개편에 대해 언급하며 “텍사스에서 우리는 5개 의석을 더 얻을 자격이 있다”며, “내가 텍사스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었고 훌륭한 주지사와 인재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구 개편안은 공화당이 현재 텍사스에서 보유한 연방 하원의석을 최대 5석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의 민주당 주지사들이 선거구 개편에 나선 데 대해 “그야말로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라고 비판하며, “공화당도 정당한 의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텍사스 출신의 공화당 상원의원 존 코닌은 이날 크슈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텍사스 민주당 의원들의 행위를 “공무원 부패 또는 뇌물 수수 혐의”로 규정할 수 있다며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코닌 의원은 “입법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자금을 모금하거나 수령한 경우 형사 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며 “타주로 도피한 의원들을 찾아내는 데 연방 자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켄 마틴 위원장, 일리노이주 프리츠커 주지사, 줄리아나 스트래튼 부주지사가 텍사스 하원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공화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마틴 위원장은 “트럼프는 공화당이 다섯 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석은 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얻어 쟁취해야 하는 것이지,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애보트 주지사와 켄 팩스턴 법무장관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스트래튼 부지사는 “일리노이도 텍사스에 상응하는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캘리포니아에서는 민주당 주도 하에 공화당 하원 지역구 5곳을 축소하는 새로운 선거구 개편안이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로 인해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양당이 장악한 주에서 정치적 맞불 성격의 게리맨더링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역 갈등이 아니라, 2026년 중간선거에서의 연방 하원 권력 주도권을 가늠하는 전국적 정국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