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텍사스석유가스협회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미국이 재건하겠다는 구상을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텍사스 에너지 업계와 전문가들은 막대한 투자 비용과 제재, 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단기간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토) 야간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직후,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을 미국이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은 오랫동안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며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붕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하고 국가를 위해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확인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십 년간의 경제 혼란과 국유화 정책, 최근에는 미국의 제재와 해상 봉쇄로 인해 실제 국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제한적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주 미 석유기업들과 회동해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과 수출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투자 의향을 타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생산 정상화를 위해 최대 1천200억 달러와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며 그 중심에는 텍사스가 있다. 텍사스 원유 생산의 핵심인 퍼미안 분지는 지난 10년간 수압파쇄(fracking) 기술 발전으로 하루 생산량이 200만 배럴 미만에서 600만 배럴 수준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텍사스 업계는 베네수엘라 상황을 퍼미안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토드 스테이플스 텍사스석유가스협회 회장은 “퍼미안 분지는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인프라와 안정적인 투자 환경이 있었다”며 “베네수엘라에 미국 기업을 유치하려면 대규모 자본 유입과 이를 감당할 투자자 신뢰가 필요하고, 이는 수년에 걸친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미국 기업은 휴스턴에 본사를 둔 세브론(Chevron)이 사실상 유일하다. 2007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외국 석유 자산을 국유화한 이후 대부분의 서방 기업들은 철수했다. 셰브론은 이번 사태 이후 주가가 상승했지만,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든 관련 법과 규정을 준수하며 직원과 자산의 안전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베네수엘라 최대 유전인 오리노코 벨트는 황 함량이 높은 중질유(사워 크루드)를 생산한다. 이는 퍼미안 분지의 경질유(스위트 크루드)보다 저렴하지만, 고급 연료로 정제하려면 비용이 훨씬 더 든다. 텍사스 독립 석유생산자협회(TIPRO)의 에드 롱거네커 회장은 “미국 기업이 베네수엘라의 붕괴된 인프라에 투자해 중질유 공급원을 복원하려는 구상은 이해할 수 있지만, 현실적 장벽이 매우 크다는 점은 업계가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애물은 국제 유가다. 레이 페리먼 페리먼그룹 대표는 “현재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안팎으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최고치였던 116달러에서 크게 내려왔다”며 “저유가 환경에서는 신규 대규모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확산과 신흥국 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베네수엘라가 미국 기업에 개방될 경우 최대 수혜자는 텍사스 걸프 연안 정유업체들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 중질유는 현지에서 정제하지 않으면 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발레로 에너지(Valero Energy), 메러쏜 페트롤리엄(Marathon Petroleum) 등 대형 정유사들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주가는 최근 베네수엘라 사태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의 주요 중질유 공급국인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건은 지정학·경제·인프라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장기 과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단기간에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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