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tripes.com (Texas National Guard troops train in April 2025 in Brackettville to curb illegal activity at the U.S. border with Mexico. (Texas Military Department)
트럼프 행정부가 시카고 지역에 주 방위군을 파견하면서 연방정부와 민주당 주지사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텍사스 주 방위군 병력들이 일리노이주 엘우드(Elwood)의 미 육군 예비군 훈련센터에서 포착되며, 트럼프 대통령의 ‘도시 내 군 병력 배치 계획’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에 따르면 7일(화) 오전 엘우드의 미 육군 예비군 센터(시카고 남서쪽)에서 ‘Texas National Guard’ 패치를 단 군인들이 훈련 중인 모습이 목격됐다.
앞서 그레그 에봇 텍사스 주지사는 월요일 SNS에 주 방위군 병력들이 비행기에 탑승하는 사진을 올렸지만 행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리노이주 JB 프리츠커 주지사(민주당)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정치적 연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병력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텍사스에서 약 400명의 병력이 파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연방정부가 지역 당국과의 협조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불투명한 대응이 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리노이주와 시카고시는 월요일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정부에 48시간 내 답변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첫 심리는 10월 9일(목)로 예정돼 있다.
소송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시카고 및 일리노이에 대한 전쟁’은 불법적이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필요하다면 폭동진압법(Insurrection Act)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법은 주 정부가 치안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연방법을 거부할 경우 대통령이 현역 군인을 국내에 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카고와 포틀랜드 등 대도시를 “불법 이민과 범죄로 황폐해진 지역”으로 묘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일리노이와 오리건 주 당국은 “연방의 개입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오리건주에서는 주말 동안 판사가 포틀랜드로의 방위군 투입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최근 몇 주간 시카고에서는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유명 관광지 인근에서 체포 작전을 벌이는 모습이 목격되며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단속은 특히 히스패닉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존슨 시장은 이민단속에 대응하기 위해 시 소유 부지를 연방 단속 거점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주차장, 공용 창고, 빈 부지를 포함한다.
한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일리노이 지부도 별도로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CLU는 “브로드뷰(Broadview)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건물 앞에서 진행된 평화시위를 연방 요원들이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언론인들까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 병력을 도시 지역에 배치하려는 첫 사례로 미국 내 정치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