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사들,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일선 교사들 "주의집중 시키려고 해도 아동학대, 욕설을 들어도 참아야 하는게 현실"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자신이 담당하던 교실에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한 뒤 교권 추락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한국 언론들은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이후 연이어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교육청과 교육부 장관을 포함해 일선 교사들까지 추모행렬에 가담하면서 한국 초등학교 교실에서 교권이 추락하고 있는 실태를 증언하고 있다.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A 교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떠들 경우 조용히 하라거나 수업중 돌아다니는 아이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히고 주의를 준다. 그러면 어김없이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학원수업을 받고 학원 숙제를 하느라 늦게 잤다. 그래서 졸렸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수업에 집중하라는 말을 하면 학부모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고 말하는 A교사. 그녀는 올해 20년차다. 수많은 학생들을 오랜세월 지도해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을 지도한다기 보다 온라인 강의 속 강사가 된 기분이라며 처참한 심경을 토했다.

그는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의 경우 경험이 많은 교사들보다 신규 교사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라며 지적한다.

“신규교사들을 향한 폭언과 욕설, 폭행까지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은 입에 담을 수 조차 없는 현실을 우리 사회가 외면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교권회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건강한 학교, 즐거운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일선 교사들로부터 교권침해 관련 제보를 받았다. 노조에 따르면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들의 폭언, 폭력에 내몰린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교사노동조합은 보도자료에서 “지난 18일 서초구 S 초등학교 신규교사가 학교에서 사망했다. 동 교사는 1학년 담임 및 학폭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동 교사의 사망원인에 대하여 학교 폭력 사건이 주요한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유포되고 있다”면서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은 성역없는 철저한 진상조사 및 수사”를 요구했다.

이어 21일(한국시간) 교사노동조합연맹은 국회 소통회관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이태규 의원의사회로 ‘안전한 교육활동 보장 방안 마련을 위한 입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심각한 교권침해 문제가 결국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게 만들고 학교안에서 젊은 교사의 생을 단축시키는 사태를 야기하게 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조속한 교권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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