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휴스턴을 대표해 20년째 의정활동을 이어온 민주당 알 그린(Al Green) 연방 하원의원이 내년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며 새로 재조정된 제18선거구(18th Congressional District)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린 의원은 지난 8일(토) 기자회견에서 “이 민주주의는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자이며, 우리는 그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는 대표를 워싱턴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연설의 첫머리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트럼프에 맞서 싸우는 것이 앞으로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새로 그려진 선거구 지도 따라 출마지 변경
그린 의원은 2005년부터 휴스턴 남부를 중심으로 한 제9선거구(9th District) 를 대표해왔으나, 올해 여름 텍사스 공화당 주도의 중간 선거구 재조정(mid-cycle redistricting) 으로 인해 기존 지역구 대부분이 동쪽 해리스카운티(Harris County)와 리버티카운티(Liberty County)로 편입되며 공화당 성향 지역으로 달라졌다.
새로운 9지구는 2024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44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포인트 차로 앞서는 공화당 우세 지역이 됐다.
이에 반해 그린 의원의 기존 지역 대부분은 신설된 제18선거구로 편입됐다. 이 지역은 NRG 스타디움과 미주리시티, 휴스턴 중앙 남서부 등을 포함하며, 민주당이 54포인트 차로 앞설 만큼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역사적으로는 바버라 조던(Barbara Jordan), 미키 릴랜드(Mickey Leland) 등 흑인 정치 거물들이 배출된 전통적인 민주당 지역이다.
“그린 vs 메네피·에드워즈”…민주당 경선 치열 예상
18지구는 올 3월, 새로 당선된 실베스터 터너(Sylvester Turner) 의원이 임기 2개월 만에 별세하면서 공석이 되었다. 터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셰일라 잭슨 리(Sheila Jackson Lee) 의원의 뒤를 이어 해리스카운티 민주당이 추천한 인물이었다.
현재 해리스카운티 법무관 크리스천 메네피(Christian Menefee) 와 휴스턴 시의원 출신 아만다 에드워즈(Amanda Edwards) 가 보궐선거 결선에 진출해 있으며, 결선 이후 곧바로 2026년 3월 민주당 예비선거가 열린다. 그린 의원과 메네피는 이미 예비선거 출마를 공식화했고, 에드워즈는 아직 결선 이후의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나는 트럼프를 탄핵했던 사람”…20년 경험 강조
그린 의원은 자신이 가진 ‘현역 프리미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여러 차례 제출했던 인물로, 올해 초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연설장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다 퇴장당한 일로도 전국적 주목을았다. 그는 “여러분은 내가 무엇을 해왔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있다. 나는 트럼프에게 맞설 것이다. 이미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라며 지지를 호소했
캘리포니아의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 의원과 미시시피의 베니 톰슨(Bennie Thompson) 의원 등 민주당 중진들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의정 경험이 중요하다(Seniority matters)”며 그린 의원의 재선을 지원했다.
그린 의원은 현재 78세로, 2026년 당선 시 79세에 취임하게 된다. 경쟁자 메네피(37)와 에드워즈(43)에 비해 세대 차이가 크며,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 이후 민주당 내에서도 세대교체 요구가 커지고 있어 경선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린 의원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의회로 돌아가 트럼프를 다시 탄핵하기 위한 추가 탄핵안을 제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휴스턴 시민들은 내가 지난 20년간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알고 있다. 나는 9지구에서 싸웠고, 이제 18지구에서도 그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중간선거를 위한 후보 등록은 11월 9일부터 12월 8일까지 진행되며, 2026년 3월 민주당 예비선거를 통해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