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한인시민권자협회, 투표소 번역 봉사 … ‘한인투표율 상승 견인’

25일(일) ‘한인조기투표의 날’ 두번째 번역봉사 ... “번역도움 없었으면 엄두도 못낼 일”

미주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높이기 위한 비책은 한인정치인 배출뿐만 아니라 많은 한인들의 투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어의 장벽을 느끼는 노년층에게 투표 참여는 쉽지 않은 일이다. 시민권을 획득하고도 “먹고 살기 바빠서” 미국의 선거에 관심이 없었다는 휴스턴 한인 조하범 씨. 올해 처음 투표장을 찾았다. 조씨와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최성만 씨도 상황은 같았다. 이민자의 삶을 살기 위해 ‘투표’는 생각지도 못했다. 친구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문악이 씨. 그녀 역시 언어의 어려움과 투표기계 조작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컸다.

하지만 올해는 용기를 내 투표소를 찾았다. 복잡한 투표용지에 수많은 후보자 이름이 있고 모두 영어로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 때마다 바뀌는 투표기 시스템. 따라서 노년층 한인들에게는 ‘투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코로나정국임에도 예년에 비해 투표소를 찾는 한인들이 많아졌고, 영어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투표기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극복했다. 이는 휴스턴 한인시민권자협회가 보여준 노력의 성과였다.

시민권자협회의 ‘한인조기투표일’지정은 한인들을 투표소로 모이게 했고 시민권자협회의 영어번역 및 통역 자원봉사는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데 충분했다.

휴스턴 한인시민권자협회(회장 신현자)는 조기투표 마감을 5일 앞둔 지난 25일(일) ‘투표는 우리의 힘’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인조기투표의 날’을 지정, 많은 한인들이 투표소로 올 수 있게 견인했다. 2회에 걸쳐 진행된 ‘한인조기투표의 날’ 중 마지막 날, 해리스 카운티 거주 한인들을 위해 ‘트리니 맨델홀 커뮤니티 센터’ 투표소에서 한인 투표율 상승을 이끌었다.

한인시민권자협회의 ‘조기투표의 날’ 봉사에 대해 신현자 회장은 “선거권을 가진 이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높은 참여율을 보일수록 한인사회의 목소리도 주류사회에 전달되기 쉽다”며 미국에 기반을 잡고 살아가는 “차세대를 위해서라도 선거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지하는 후보의 당락을 떠나 선거참여의식이 높아질수록 한인들의 정치력도 동반 상승한다는 것.

신현자 회장은 “투표에 참여한 한인들의 정확한 수치는 대선 이후에나 알 수 있겠지만 예년에 비해 참여자 수가 증가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 감염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표 번역 봉사를 안할 수 없다”며 특별한 사명감을 보였다.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번역과 통역의 특성과 투표기 앞에서 도움을 줘야 하는 일이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대한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봉사에 나섰고 이를 통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휴스턴 한인시민권자협회는 한인시민들의 권익과 정치력을 높이기 위해 ‘인구조사캠페인’을 통해 한인들의 참여를 독려해왔다. 또 코로나19 상황에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제작 무료로 나누는 일에도 적극 참여해 한인들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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