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한인회 “재정보고 투명하다”는데 … IRS 세금보고와 다른 수입과 지출

"한인회 재정 불투명하다" 의혹 VS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일축

 

사진/ 휴스턴 한인회관

휴스턴 한인회(회장 윤건치)의 재정운영이 불투명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8월 열린 휴스턴 한인회 이사회에서도 재정 관련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내부에서도 재정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이사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하지만 윤건치 한인회장은 “지난 3.1절 행사에서 2022년 재정보고를 했으며 한인회 홈페이지에도 공개했다”면서 불투명한 재정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한인회는 재정불투명 의혹에 대해 “조세프 강 회계사의 감사를 거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 받았다. 2023년 상반기 재정은 8.15 행사 및 총회 때 간단한 보고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시 말해 한인회는 수입과 지출에 대해 모두 공개했으며 불투명하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2년도 수입과 지출’ 보고서와 IRS 세금보고 서류의 금액에 차이가 있어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주장에 대한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 비영리단체의 IRS 보고 서류 및 재정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 CauseIQ 캡쳐

 

한인회가 공개한 재정보고에 따르면 2022년 총 수입은 26만 6,740달러다. 하지만 한인회가 지난 5월 IRS에 보고한 총 수입은 27만 5,938 달러로 IRS에 보고한 수입보다 한인사회에 공개한 수입이 적다.

총 지출은 한인회 보고 서류에는 22만 2,763달러지만 세금보고 서류에는 25만 5,167달러다. 다만 세금보고에는 현금 지출이 아닌 감가상각이 포함되어 있다. 2022년 휴스턴 한인회의 감가상각은 2만 9,793달러가 잡혀 있다. 따라서 IRS 보고서의 총지출 25만 5,167에서 감가상각 2만 9,793달러를 뺀 금액인 22만 5,374달러가 실질 총지출인 셈이다.

종합하자면 한인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총 수입보다 실질 총 수입은 9,198달러가 더 많았고 총 지출은 공개된 것보다 2,611달러가 더 많았다.

 IRS세금보고와 한인회 보고, 세부 수입항목 어떻게 다르나? 

한인회가 공개한 세부수입은 이사회비와 개인및 재단 기부금, 이자수입, 문화원 등록비, 기타 수입, 렌트 수입, 한인학교 렌트비로 구성된다.

한인회는 이 항목을 모두 합해 26만 6,740달러가 총 수입이라고 공개했다. 한인회는 총수입의 세부 항목에서 개인 및 재단 기부금 14만 980달러로 공개했다. 하지만 세금보고 서류에는 16만 2,160달러로 신고됐다. 기부금 항목의 차이에 대해 일명 ‘눈먼 기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어 한인회의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사회비도 세금보고 서류에는 1만 950달러로 신고했으나 한인회가 공개한 자료에는 7,650달러로 크게 차이가 난다. 이사회의 계산착오인지 여부는 한인회 이사회가 판단해야 할 부분이다.

반면에 렌트비 5만 2,640달러와 한인학교 등록비 6만 1,115달러는 두 서류 모두 일치했다.

 

지출 세부항목, 일부는 정확히 일치하지만 일부는 큰 격차 

한인회 공개서류와 IRS 세금보고 서류의 지출항목에도 일부는 일치하고 일부는 크게 격차가 났다.

단체활동보조금으로 한인회 공개자료에는 2만 7,321달러를 사용했다고 적었으나 세금보고 자료에는 2만 8,350달러로 적혀있다. 한인회가 실제 지급한 보조금보다 1,029달러를 더 썼다고 보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화한비를 포함해 장학금 광복절 비용, 연말 파티 비용 등 기타비용은 2만 1,220달러라고 IRS에 보고됐지만 한인사회에 공개한 자료에는 1만 5,985달러다. 세금보고시 잡다한 비용지출에 대한 항목인 Miscellaneous Expenses 역시 큰 차이가 났다. 한인회 공개자료에는 잡비 지출이 1,954달러다. 하지만 세금보고에는 1만 3,321달러로 보고됐다.

사무실 운영관련 지출내역도 두 서류가 다르다. 한인회는 컴퓨터와 인터넷 및 사무용품 등에 1만 3,766달러를 사용했다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하지만 IRS에는 1만 4,207달러를 쓴 것으로 보고했다.

물론 세금보고와 한인회 공개 서류에는 일치하는 부분도 많다.

예를 들어 한인회에 속해 있는 한인학교 재정과 관련해서는 IRS 보고서와 정확히 일치한다. 한인학교 2022년 등록비 6만 1,115달러, 회계사비용($5,850), 한인회관 관리비용($29,793), 유틸리비 비용($21,819), 변호사비($800), 보험료(9,802) 등 지출은 두 서류에 적힌 숫자가 일치한다.

한인학교 교사 급여비는 한인학교 자체 보고서류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큰 차이가 없다. 한인회 보고서에서는 급여비로 6만 3,675달러를 사용했다고 적었고 한인학교 자체 보고서류에는 6만 3,677.87달러다. 따라서 한인회 보고서와 IRS 세금보고 서유, 한인학교 서류 모두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한인학교 지출도 자료비와 행사비, 교사 교육비 등 1만 6,746달러를 사용했다고 한인회는 공개했으나 IRS에는 1만 3,321 달러를 사용했다고 보고해 이 역시 숫자가 일치하지 않았다.

 

2021년에도 달랐던 IRS 세금보고 내역과 한인회 공개 재정보고

한인회 재정보고가 IRS 세금보고 내역과 다른 것은 2021년도 역시 마찬가지다. 2021년 한인회 재정보고에는 총 수입이 22만 5,985.78달러다. 하지만 세금보고상에는 23만 8986달러로 약 1만 3,000달러의 차이가 난다.

당시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렌트비와 한인학교 수강비는 정확히 일치했으나 기부금에서 차이를 보였다. 세금보고서 상에는 14만 988달러가 기부금으로 신고됐지만 한인회 재정보고상에는 도네이션과 기부금을 합해 10만 4,527.78달러라고 공개됐다.

지출도 차이가 났다. IRS에는 25만 549달러를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여기서 지출로 잡힌 감가상각(23,331 달러)을 뺀 금액을 실질 지출이라고 했을때 실제로는 22만 7,218 달러를 지출한 셈이다. 하지만 한인회 보고서에는 21만 4,218.45달러가 지출됐다고 공개됐다.

 

공개된 문서와 IRS 보고서의 차이, 단순 실수? 의도한 실수?

한인회 공개서류와 IRS 세금보고 상 모든 항목이 불일치한다면 보고서 자체 신뢰성에 문제가 있지만 일치하는 항목도 다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한인회가 공개한 문서상 숫자가 모두 틀렸다면 재정보고 시 서류착오 및 계산상 실수로 전혀 다른 보고서가 나왔다는 설명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일부 항목은 정확하게 일치하고 일부는 약간씩 다르거나 큰 차이를 보인다.

휴스턴한인회는 “재정보고를 했으니 불투명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재정보고서 자체가 IRS 세금보고 서류와 다른 점에 대해서는 동포사회에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휴스턴 한인회 송미순 이사장 역시 “세금보고시 수입이 더 많이 신고된 사실을 몰랐다”고 말해 IRS 세금보고와 관련해 이사회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송 이사장은 그러나 ” 재정문제와 관련해 이미 1차 외부감사를 받았고 별 문제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한인회 재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일부(익명을 요구한) 이사들은 “이사비용을 내는 이사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이사가 정확히 몇 명인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이사회도 모르는 한인회 수입이 더 있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2022년 세금보고를 실시한 오철민 회계사는 IRS 보고내역과 한인회 공개 내역이 다른 점에 대해 “회계사로서 한인회가 준 서류를 바탕으로 한 세금보고일 뿐 내역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은 휴스턴 한인회가 IRS에 보고한 세금보고 서류 첫장이다. 미국은 비영리단체의 세금보고 IRS 서류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휴스턴 한인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재정보고 서류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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