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자! 생각 엔(N)] 65년 전 오늘, 로사 팍스의 싸움은 시작됐다

사진/ google

65년전 오늘, 1955년 12월 1일 앨라바마 주 몽고메리의 재봉사였던 42세의 로사 팍스(Rosa Parks)는 백인 승객에게 앞자리 좌석을 양보하고 뒤로 가라는 운전사의 명령을 거부했다. 그리고 체포됐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약 1년 동안 몽고메리에서는 버스 보이콧으로 이어졌고, 결국 미 남부지역에 뿌리박혔던 인종분리정책(segregation laws)의 종식을 가져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종차별법인 짐 크로우법에 의해 미 남부지역엔 흑인과 백인의 생활주거공간부터 학교, 대중교통 심지어 화장실까지 구분지었다. 흑인 어린이들에게는 스쿨버스가 제공되지도 않았고 백인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 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흑인들에게는 교육의 기회도 공평하지 않았다. 당시 전국의 흑인들 중에 7%만이 고등학교 이상 학력을 가질 만큼 교육환경에 대한 차별이 극심했다.

로사 팍스는 퇴근길 버스를 탔고 검은색구역(흑인 전용구간) 보다 앞자리에 앉았다. 이 때문에 경찰에 체포된 로사 팍스는 ‘무질서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당시 26살이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젊은 흑인 청년들을 조직하고 381일 동안 버스 보이콧 비롯한 불매운동과 인권운동을 시작한다. 사건은 결국 대법원에서 피부색에 따른 대중교통 차별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났다. 그러나 미 전역에서 흑백 간의 인종분리정책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1964년이다.

미국 인권운동의 상징이 된 팍스 여사는 백인 우월단체인 KKK와 지역내 백인들의 위협에 시달렸다. 결국 앨라바마를 떠나 미시건으로 이사한 팍스 여사는 민권운동을 하며 흑인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평생을 바치고 2005년 10월 9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했다. 20달러 지폐가 위조지폐라는 이유로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백인 경찰, 그리고 플로이드는 사망했다.  미 전역은 분노했지만 피부색에 따른 차별은 여전하다. 코로나19가 퍼지기 시작하자 상당수 동양인은 ‘코로나를 몰고 온 주범’으로 매도당하기도 했고 ‘묻지마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많은 한인들도 분노했다.
2020년 11월, 알칸사에서는 흑인 산타 조형물을 세웠다는 이유로 협박편지를 받은 흑인 남성의 이야기 등 여전히 차별은 이어진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업소에서 한국인 직원이 화장실을 사용했다. 열쇠를 가지고 있던 그에게 흑인이었던 다른 직원이 묻는다. 화장실이 또 있느냐고? 직원은 영문도 모른 채 “화장실 열쇠”라고 말해 줬고 흑인 직원은 직장을 그만뒀다.
한국인 사장이 흑인 직원들과 한국인 직원들의 화장실을 분리한 현대판 인종분리, 세그리게이션 이었다. 피부색 다른 동양인 차별한다고 백인들 향해 목소리 높일 수가 없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한국인의 흑인에 대한 차별도 생각한다. 주류사회와 진출을 위한 한인사회의 노력,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한 한인사회의 추진력까지 한인사회의 저력은 놀랍다. 미국에서 한인사회가 성장하는 만큼 인권에 대한 의식도 동반되기를 희망한다.
일부의 백인이 유색인종을 차별하듯 극히 일부의 한인들이 흑인을 차별한다.
그 누구도 피부색으로 인해 차별받아서는 안된다. 단 한 명이라도 우리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하는 일, 있어서는 안된다.  그곳이 한국, 미국, 어디에서든지… 우리도 유색인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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