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미주한인교육봉사단체협의회(NAKASEC) 제공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 협력사 및 LG에너지솔루션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단행한 대규모 급습으로 475명이 체포된 사건을 두고 지역사회와 이민자 권익 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번 단속에는 다수의 한국 국적자와 합법 비자 소지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조지아주 사바나의 Episcopal Diocese of Georgia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민자·노동권 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군사화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즉각적 지원을 촉구했다.
다니엘라 로드리게스 MESE(MIGRANT EQUITY SOUTH EAST) 사무총장은 “임산부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이 지위와 상관없이 위협을 받았다”며 “우리의 집과 자동차, 미래를 건설하는 사람들이 군사급 무기로 포위당하고 가족과 강제로 이별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문명 사회의 수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ICE 요원들은 장갑차, 드론,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공장을 포위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으며 일부 노동자들에게는 법률 자문 없이 진술을 강요하고 물리적 폭력과 최루탄 위협 전술이 사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Centro de Los Derechos del Migrante의 줄리아 솔로르사노 정책 디렉터는 “이번 급습은 이주 노동자를 공포에 떨게 하고, 정작 노동자 권리를 침해하는 기업은 책임을 피하게 만든다”며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체포하기보다 학대하는 고용주를 조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현대가 ‘직접 고용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들이 하청업체 노동자를 포함해 노동권 보장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 역시 외교 채널을 통해 구금된 자국민의 신속한 석방과 안전한 귀환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합법 비자를 소지하고 산업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기술자들이 무차별적으로 구금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미국 당국에 강력히 항의했다.
MESE와 협력 단체들은 피해 노동자 가족들에게 긴급 구호와 법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법률 상담소 운영, 통·번역 지원, 상호부조 네트워크 구축 등도 병행 중이다. 피해 가족과 커뮤니티는 24시간 핫라인(912-429-7951)을 통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미주한인교육봉사단체협의회(NAKASEC) 역시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는 단순한 단속이 아니라 이민자와 노동자를 겨냥한 군사화된 공격”이라며 “구금된 모든 이의 즉각 석방, 무장 직장 단속 중단, 노동자·가족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NAKASEC 공동대표 베키 벨코어는 이번 단속에 대해 “이러한 급습은 안전, 정의, 공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공포와 착취에 기반한 시스템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며 “수십 년 동안 미국의 이민 단속과 대규모 단속은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표적으로 삼고 백인우월주의적, 민족주의적 의제를 밀어붙이는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러한 단속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수천 명이 열악한 환경에 수감되었으며, 수백만 명이 공포 속에 살아가는 등 참혹한 결과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NAKASEC은 또 “이민 노동자들은 우리 커뮤니티와 미국의 경제시스템에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범죄자로 취급받으며·비인간적 처우를 받고 있다”면서 “현 대통령과 행정부는 헌법을 무시하고, 법원을 무시하며, 법치주의를 무시하며 반 이민자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정책은 경제를 무너뜨리고 수천 명을 감옥에 보내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챙기며 여성과 어린이를 무분별하게 공격하고 있다. 반면에 가족을 부양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태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 이번 일은 트럼프 행정부의 노동자 및 이민자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의 일부다. 연방 이민 단속은 국제 노동자와 글로벌 기업을 표적으로 하여 국가주의, 백인우월주의적 목표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