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세븐일레븐 홈페이지
- 2025년부터 미국 전역의 점포 1만 2천여 곳을 대상으로 ‘식품 중심 리뉴얼 계획’을 본격 가동
- 새 전략의 핵심은 식품 비즈니스 강화 … 간편식 메뉴 도입
세계 최대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7-Eleven) 이 미국 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일본식 편의점 모델’로의 대대적 전환을 추진한다.
모기업인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Seven & i Holdings) 는 2025년부터 미국 전역의 점포 1만 2천여 곳을 대상으로 ‘식품 중심 리뉴얼 계획’을 본격 가동했다고 9일(수) 밝혔다.
세븐앤아이의 전체 매출 중 약 70%가 북미 시장에서 발생하며, 그중 대부분이 미국에서 나온다. 하지만 2024회계연도 기준 북미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 감소, 부진 점포 444곳이 폐점됐다. 2025년 1분기에도 동일점포 매출과 방문객 수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사업은 매출 비중은 크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고 모닝스타(Morningstar) 의 아시아 주식 리서치 디렉터 로레인 탄(Lorraine Tan) 은 분석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리테일 분석가 닐 손더스(Neil Saunders) 는 “세븐일레븐은 오랫동안 매장 수 확대에만 집중했지만, 소비자 취향 변화에 맞춘 매장 포맷과 콘셉트 혁신에는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세븐앤아이는 올해 3월 스티븐 데이커스(Stephen Dacus) 를 새 CEO로 선임했다. 데이커스는 8월 성명에서 “장기적인 성공은 종종 안일함을 낳는다”며 “이제 스스로를 재정의하고 혁신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일본식 간편식·‘라레도 타코’ 등 매장 내 식음료 확대
새 전략의 핵심은 식품 비즈니스 강화다. 미국 소비자에게 일본 세븐일레븐의 대표 간편식인 계란샌드위치(egg-salad sandwich) 와 같은 메뉴를 도입하고,
‘라레도 타코 컴퍼니(Laredo Taco Company)’, ‘레이즈 더 루스트(Raise the Roost)’ 등 자체 브랜드 식당을 기존 점포 내에 병설할 예정이다.
세븐앤아이는 2030년까지 식품 중심의 대형 포맷 매장 1,300곳을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이미 리뉴얼된 점포는 기존 대비 점포당 매출이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앤아이는 북미 편의점 사업부 ‘7-Eleven Inc.’를 2026년 상장(IPO) 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분사 후에도 지주사는 지분 다수를 보유한 채 주요 경영권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캐나다 경쟁사 ‘알리망타시옹 쿠슈타르드(Alimentation Couche-Tard)’ 가 지난 7월 47억 달러(약 6조4천억 원) 규모의 인수 제안을 철회한 이후 추진됐다. 쿠슈타르드는 “세븐앤아이가 협상 과정에서 ‘성의 있고 건설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세븐앤아이는 이를 부인했다.
“식음료 강화는 기회이자 도전”
전문가들은 세븐일레븐의 변신이 매장 방문객 유입을 늘리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레스토랑 운영비와 인력 부담 증가라는 새로운 과제도 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닝스타의 탄 디렉터는 “식음료 사업 확장은 매력적인 전략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븐앤아이는 “이번 변신은 미국 시장에서의 정체기를 끝내고, ‘일본식 품질과 서비스’로 편의점 문화를 다시 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