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에는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있다. 많은 이들에게는 그저 아이들의 새로운 놀이공원에 불과하지만 레고랜드 아래에는 한반도의 청동기 유적지가 잠겨있다.
레고랜드 사업추진을 위해 지난 2013년 1단계 발굴조사 당시 무려 1400여기의 청동기 유구가 쏟아져 나왔다. 고인돌과 집터, 구덩이 등등 한국 고고학의 역사적 순간이었다.
강원도에서 고인돌이 무더기로 발굴된 것은 처음이었다. 유적의 연대가 기원전 14세기에서 12세기 사이인 조기 청동기 시대임을 보여주는 지표유물들도 다량 출토됐다.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한 도랑과 농사를 지었음을 알려주는 경작 유구까지 확인됐고 이후 두차례에 걸츤 추가 조사에서 총 3300여기의 유구가 발견됐다.
춘천 중도유적이 주목받는 이유는 고인돌이었다. 실제로 시신을 묻고 장례를 치른 개석식 고인돌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인돌은 모두 해체되어 검은 천아래 방치되어 있다. 레고랜드를 건설하면서 옮겨진 자리에 홀로 남겨진 고인돌은 오늘도 저멀리 레고랜드를 애처롭게 바라만 보고 있다.
방치된 중도유적 선사유적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