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CNN (A French student takes a Korean exam at the Universite of La Rochelle on April 5, 2013.)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라고 CNN이 보도했다.
CNN은 언어학습 애플리케이션 듀오링고에서 7번째로 많이 학습된 언어라고 보도하며 특히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공부하는 외국어이며 태국과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에서도 한글은 제2 외국어 학습 상위권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어와 같은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경쟁언어를 능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듀오링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어는 여전히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지만 듀오링고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지난 몇년간 8위에 머물렀고 한국어는 7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5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듀오링고는 한국어가 중국어와 러시아어, 힌디어보다 앞서고 있고 이탈리아어 보다도 앞서며 많은 국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K-팝과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 내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좌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콜럼비아 대학교의 경우 2017년에서 2021년 사이 한국어 수강생은 50%가 증가했다. 반면에 수십년간 아시아 언어시장의 최강자였던 중국어는 등록 학생이 감소추세다. 이에 대해 CNN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서구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약화되는 현상과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현대언어협회(Modern Language Association)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고등교육기관 한국어 수업 수강생은 2002년 5,211명에서 2016년 1만 4,000명으로 급증했다. 민간기관과 언어학습 애플리케이션을 합한다면 그 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많은 언어전문가들과 교사들은 한국어의 관심증가는 한국문화의 국제적 확산인 ‘한류’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20년동안 한국의 K-팝과 K- 드라마는 세계를 휩쓸면서 뷰티제품과 패션, 식품까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한국은 문화강국이 됐다고 CNN은 평가했다. 또 2021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우리는 모두 한류의 영향권에 있다”면서 한국어에서 유래된 단어 20개를 추가하기도 하는 등 한국어의 파급력을 공식인정하기도 했다.
CNN은 오늘날 한국어의 파급력은 한국정부 차원의 노력도 뒷받침했다고 분석한다. 한국정부가 설립한 한국어 브랜드 세종학당은 전세계적으로 244개의 한국어 학습센터를 설립했다. 이에 대해 한국 교육부는 “한류로 널리 보급된 해외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현지 학교 교과 과정에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는 것이 목표이며 한국어 전문가 양성을 통해 한국과 다른 나라의 우호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취지로 한국어 보급에 나서고 있다.
2012년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 2019년 스릴러 ‘기생충’, 2021년 넷플릭스 쇼 ‘오징어 게임’, 방탄소년단의 등장 등 한국 아티스트와 감독들의 대히트 이후 지난 10년 동안 한류의 전파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이에 대해CNN은 한국정부가 1990년대부터 음악과 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한국문화의 바탕이 되는 한국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유력 수출품이 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CNN은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에게 배우기 쉽지 않다는 점에 비추어 단기간에 보인 놀라운 도약이라고 전했다. 미 국무부 역시 한국어를 영어 사용자들에게 ‘매우 어려운 언어’로 지정하고 숙련되기까지 88주가 걸린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언어임에도 한국어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의 문화가 가진 저력이 한국어 강세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