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정부 “연방정부, 불법난민 처리 능력 없다”

그래그 에봇 주지사, 비상관리체계 시행 등 주정부차원 강경 대응 예고

 

 

사진/ 로이터 (Migrants seeking asylum in the U.S. bathe and wash their clothes in the Rio Grande river near the International Bridge between Mexico and the U.S. as they wait to be processed, in Del Rio, Texas, September 2021. (Go Nakamura/Reuters)

 

텍사스의 델리오와 멕시코 시우다드아쿠냐를 연결하는 다리 밑에 아이티 난민과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이민자들 1만 2,000 여명이 노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티는 지난 7월 대통령이 암살당한 뒤 자연재해까지 덮치면서 아이티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는 난민이 급증했다.  여기에 남미에서 올라오는 불법이민자까지 겹치면서 만여명이 넘는 인파가 불법 난민촌을 형성했다. 결국 텍사스 주정부는 연일 연방정부의 국경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텍사스 그레그 에봇 주지사는 21일(화) 기자회견을 통해 연방정부는 이민법을 시행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에봇 주지사는 “국경보안은 연방정부 책임이다. 그러나 텍사스는 현재 상황을 그냥 두고만 볼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주정부의 비상관리 계획을 실행하고 텍사스 남부 멕시코 접경지역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지사는 “이민자들의 노숙은 발 베르데 카운티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법집행기관이나 의료 및 인도적 자원은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정책은 이 많은 이민자를 처리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1일(화) 6,000명이 넘는 아이티인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항공편을 늘렸고 국토안보부는 텍사스 국경에 집결된 불법난민촌에서 2,000여명을 우선 송환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불법으로 미국 국경을 넘는 인원이 지난 2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델리오 이민자 급증사태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정책 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진단했다.

게다가 난민을 대하는 국경 기마순찰대가 난민을 가축몰이하듯 쫒아내는 장면이 공개되자 파문이 거세다.

AP 는 “기마요원들이 난민들을 동물 몰이하듯 하며 막아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겠다”면서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 적법한 절차에 따를 것”이라며 징계 가능성을 밝혔다.

로이터는 난민문제로 곤혹을 치르는 바이든 행정부가 난민을 대하는 국경수비대의 비인간적 대응까지 더해지자 이민정책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민정책 시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AP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mounted officers attempt to contain migrants as they cross the Rio Grande from Ciudad Acuña, Mexico, into Del Rio, Texas, on Sunday / Felix Marquez)

 

 

안미향 기자

텍사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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