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례 뒤집는 의견서 유출 파장 일파만파

전문가들 “텍사스는 이미 낙태 금지, 큰 영향 없을 것”

 

사진/ 로이터 (Abortion rights advocates take part in rallies at the Supreme Court in Washington, D.C., in November. Credit: REUTERS/Allison Bailey)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대법원의 의견서가 유출되면서 미 전역에서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입수 보도한 의견초안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50년 가까운 헌법상의 낙태보호를 뒤집는 것이 골자다.

총 98쪽에 달하는 의견서를 작성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두고 “시작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의견서에는 임신 직후 수정된 배아와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를 두고 미국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문제라고 언급하면서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해로운 결과를 불러왔고 낙태문제와 관련해 국가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얼리토 대법관은 적었다.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법원은 태아가 자궁밖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보통 임신 22주에서 24주 이전 낙태를 허용한다. 1992년의 낙태 관련 케이시 판결에서도 “낙태를 원하는 임산부에게 주정부가 과도한 부담을 주는 제한을 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제한적 낙태를 허용했다.

하지만 폴리티코가 공개한 이번 의견서초안에는 “우리는 로 대 웨이드 판결, 케이시 판결은 기각되야 한다”고 적고 있다.

낙태를 허용하는 주에서는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는 형국이나 텍사스에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텍사스는 이미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에서 낙태를 반대하는 단체들은 대법원의 의견서 내용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텍사스 생명연맹의 조 포즈만 전무는 “로 대 웨이트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면서도 앞으로 제기될 논란 및 정치적 결과, 선거 등과 관련해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 공화당은 이번 의견서 유출사건을 두고 ‘대법원 독립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CNN에 따르면 미치 맥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3일(화) 성명에서 “연방법관을 위협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급진 좌파의 활동”이라며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지목했다. 그는 “진정한 지도자라면 법원의 독립성을 무조건 수호해야 한다”면서 “대법원은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텍사스 생명권의 입법이사인 존 시에고는 텍사스 트리뷴과 인터뷰에서 “(의견서 유출은) 대법관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것을 미리 알려 판결을 뒤집고자 하는 대법관들을 한발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미국내 대다수 주에서 낙태를 금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미향 기자

텍사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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