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많은 외국인, 미국으로 ‘백신관광’ … “거주민 확인절차 반드시 필요”

휴스턴, 마이애미, 샌디에고, 뉴욕 등지에 백신관광 오는 외국인들, 알려진 것만 최소 10건 이상

사진/ KPRC 2 캡쳐

텍사스주의 백신 보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휴스턴을 포함한 텍사스의 주요도시에서 백신을 접종받기 위한 일명 ‘백신관광’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그레그 에보트 주지사는 “텍사스의 백신은 오직 텍사스 주민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일부 돈많은 외국인들이 휴스턴을 포함해 텍사스 주요도시에 백신관광차 방문하고 있다고 휴스턴 지역언론인 KPRC 2가 보도했다. 텍사스 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샌디에고 등에서 백신을 접종받은 사례가 있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멕시코 시티의 가브리엘 로드리게스 베버 박사는 KPRC 2와 인터뷰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휴스턴, 샌디에고, 뉴욕, 마이애미 등에서 백신 접종을 한 사례를 최소 10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돈 많은 외국인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지도 문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유명변호사인 애나 로젠펠트가 마이에미에서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그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휴가차 마이애미를 방문했을 당시 백신을 접종한 사실이 드러났다. 소위 ‘백신관광’을 한 것이다.

플로리다는 외국인이 백신을 맞은 것이 확인된 이후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서는 거주 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하도록 하는 카운티가 늘어나고 있다.

휴스턴에서도 멕시코에서 온 수십여명의 사람들이 “휴스턴에서 오래 살았다”고 주장하면서 ‘백신관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의 감리교 병원측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의 주장을 확인할 법적인 근거가 없어 백신을 투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민주당의 상원 보건위원회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보리스 마일스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휴스턴으로 백신관광을 오는 외국인들을 방어하기 쉽지 않은 시스템”을 인정하면서 “백신은 미국인들에게만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백신관광’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일스 의원은 “백신 접종과 관련해 반드시 거주민임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미국민의 세금으로 보급되는 백신을 돈많은 외국인에게 투여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안미향 기자

Texa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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