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 딸 학대살해혐의 여성, 사형집행 이틀 전 무죄증거 나와

텍사스 항소법원 “검찰측의 무죄증거 누락 확인, 하급법원에서 사건 전면 재조사”

 

사진/ abc 뉴스 (Supporters of death row inmate Melissa Lucio celebrate outside the Governor’s office after the Texas Court of Criminal Appeals halted the execution of Lucio with two days to spare in Austin, Texas., April 25, 2022./ Jay Janner/Austin American-Statesman via USA Today Network) 

두살 된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텍사스 여성이 사형집행 이틀전 무죄를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가 나오면서 기사회생했다.

멜리사 루시오가 사형선고를 받은 재판에서 딸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사고 충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록이 배제된 사실이 드러난 것.

텍사스 항소법원은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오는 27일(수) 집행 예정이었던 루시오에 대한 사형을 보류하고 하급법원에 사건을 재검토하도록 했다.

루시오는 2007년 자신의 두 살 된 딸 머라이어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후 사형선고를 받았다. 사건 당시 루시오는 911에 전화해 “낮잠을 자던 딸이 의식이 없다”고 신고했고 아이의 시신에서 둔기로 인한 폭행 흔적이 발견됐다는 부검의 소견에 긴급 체포됐다.

루시오의 변호를 담당한 시민단체는 루시오 가족이 이사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계단에서 굴어떨어진 사실이 있다는 기록을 법원에 제출하며 당시 충격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는 법의학 소견서도 함께 제출했다. 하지만 해당 기록은 법정에 제출되지 않았고 유죄를 선고한 배심원들에게도 해당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루시오 역시 딸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고 학대한 적이 없다고 일관된 진술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머라이어의 시신이 타박상으로 뒤덮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학대의 증거라고 주장했고 루시오가 약물남용 이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 아동학대로 인한 살인사건이라고 확언했다.

훌루(HULU)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통해 루시오의 이야기가 알려진 후 루시오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빗발쳤다. 당시 경찰은 루시오에게 강압적인 수사를 거듭했고 루시오에게 자백할 것을 강요한다. 루시오의 변호인단은 “해당 다큐멘터리에서도 루시오는 끝까지 아이를 학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수사관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학대를 인정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검찰은 낙상으로 인한 사망가능성을 지적한 법의학 소견서를 누락시킨 것이 드러나자 당시 감찰이 사건을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결국 항소법원은  제기된 여러 의심과 결정적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이유 등으로 사형집행을 일시중지해 달라는 변호인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유죄를 선고했던 배심원 12명 중 5명은 “낙상으로 인한 사망가능성 증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녀에서 사형을 선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멜리사 루시오에게 선고를 내린 것은 잘못이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루시오 변호인특은 “루시오의 결백에 대한 모든 새로운 증거는 이전에도 존재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법원에서 고려된 적이 없었다”면서 “루시오와 함게 그녀의 유죄판결이 잘못됐다는 것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루시오는 변호인을 통한 성명에서 “법원이 내게 살아서 결백을 증명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머라이아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 아이들의 엄마로, 손자들의 할머니로 살아갈 날이 더 많아진 것에 감사하며 나를 위해 기도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루시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텍사스 하원의원 절반 이상은 그녀가 새로 공개된 증거를 토대로 새로운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텍사스 법원에 탄원서를 보냈다.

 

안미향 기자

텍사스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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