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내 대학가에서 학생·교수들이 발언이나 행동으로 인해 제재를 받는 사례 늘어
- 초·중·고 교사 4명도 관련 발언으로 해고되거나 사직
- 텍사스 교육청, 커크 관련 발언과 관련해 280건 이상의 민원을 조사 중
- 전문가들은 “권력자 입맛에 맞는 발언만 허용되는 분위기”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의 피격 사망을 조롱하는 영상을 올린 텍사스 주립대 학생이 학교에서 더 이상 재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그레그 에봇 주지사가 해당 학생의 퇴학을 요구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내려졌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17일 SNS 플랫폼 ‘엑스(X)’에 게시됐다. 영상 속 학생은 군중 속에서 목을 여러 차례 때리며 자신을 커크라고 칭한 뒤, 동상 기단에 올라 “내 이름은 찰리 커크”라고 외친 후 뒤로 넘어졌다. 커크는 9월 10일 유타밸리대학 행사 중 목에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애보트 주지사는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즉각 퇴학시켜야 한다. 암살을 조롱하는 행위에는 반드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텍사스 주립대 켈리 댐푸스 총장은 성명을 통해 “영상은 충격적이며, 폭력을 조롱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영상 속 인물이 확인됐으며, 현재 해당인은 더 이상 재학생 신분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다만 퇴학인지 자진 자퇴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댐푸스 총장은 연방 법률에 따라 학생 개별 징계 사항을 언급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최근 텍사스 내 대학가에서 학생·교수들이 발언이나 행동으로 인해 제재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발생했다. 표현의 자유 단체 FIRE의 도미닉 콜레티 관계자는 “정치적 발언은 때로 불쾌하거나 논쟁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표현마저 금지하면 토론 자체가 침묵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텍사스텍 대학에서는 한 여학생이 커크를 비하한 영상으로 경범죄 폭행 혐의로 체포됐으며, 초·중·고 교사 4명도 관련 발언으로 해고되거나 사직했다. 텍사스 교육청은 커크 관련 발언과 관련해 280건 이상의 민원을 조사 중이다.
텍사스 주립대는 최근 교수 토머스 올터를 해고했고, 텍사스 A&M대학에서도 성 정체성 관련 강의 중 논란이 불거지며 교수와 학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문가들은 “권력자 입맛에 맞는 발언만 허용되는 분위기”라며 “대학의 본질적 역할인 자유로운 진리 추구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댐푸스 총장은 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영상 속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를 대학 공동체 전체에 덧씌우는 것도 옳지 않다”며 냉정한 대응을 당부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