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ERA (Texas Rep. Gene Wu of Houston gives a speech during a protest against redistricting at the Texas Capitol on Friday, Aug. 1, 2025.)
- 공화당 메이스 미들턴 의원 “진 우 의원은 중국을 먼저 텍사스를 나중에 생각한다”
- 아시아계 유권자 단체 “과거와 달리 지도자들이 인종차별 발언의 당사자”
텍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진 우(Gene Wu) 의원이 공화당의 집중 포화 속에 반아시안 인종차별 발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공화당 주도하의 선거구 재조정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주를 떠난 가운데 우 의원은 출신 배경과 인종을 겨냥한 혐오성 발언의 중심에 섰다.
“진 우는 지금 중국에 있나?”
공화당 소속 메이스 미들턴(Mayes Middleton) 상원의원은 지난 5일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 불참으로 의사정족수를 무산시킨 첫날, SNS 플랫폼 X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우 의원은 중국을 먼저 텍사스를 나중에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마르크스주의 복습이 필요하다면 중국 공산당이 그를 반길 것”이라는 글을 다시 올렸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크리스 터너(Chris Turner) 의원은 “그가 받는 인신공격은 분노를 일으킬 만한 일이며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그럼에도 그는 품위와 강인함을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지난 5월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교육과정에 포함하는 법안 논의 중 연단에 올라 자신의 가족사가 담긴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 가족은 공산주의의 희생자”라며 중국 문화대혁명 당시 13세였던 아버지가 농촌으로 쫓겨나 생존을 위해 노동해야 했던 경험과 함께 “공산주의 첩자라는 말을 들으면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인사들과 지지자들은 그의 설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대리인”이라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 일부는 그의 가족 배경을 조사하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우 의원을 향한 이러한 인종차별적 공격은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서도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아시아계 유권자 단체인 아마툴라 컨트랙터(Amatullah Contractor)는 “예전에는 누군가가 인종차별 발언을 하면 지도자들이 나서 이를 바로잡았다. 하지만 이제는 지도자들이 그 발언의 당사자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레그 에봇 주지사, 댄 패트릭 부지사, 더스틴 버로우스 하원의장 등 주요 인사들은 모두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공화당 일각의 인종적 편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사건으로 과거 유사 사례와 비교해도 지도부의 대응이 현저히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9년 리처드 밀러(Rick Miller) 전 하원의원이 아시아계 후보를 문제 삼는 발언을 하자 애벗 주지사는 즉시 지지를 철회한 바 있다.
현재 우 의원은 공화당의 소송 대상이 되어 있으며, 애봇 주지사는 우 의원이 의무를 저버렸다는 이유로 텍사스 대법원에 그를 제거해달라는 청원을 제출했다.
우 의원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의 지지자들과 아시아계 단체들은 정치적 비판을 넘어선 인종적 비방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경고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