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텍사스주 보건서비스부(DSHS)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신청서 발췌
앞으로 텍사스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필수 예방접종을 면제받기 위해 주 보건당국으로부터 우편으로 서류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새로운 법 시행으로 온라인에서 직접 면제 신청서를 내려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조치는 공화당 소속 레이시 헐(Lacey Hull) 하원의원이 발의한 하원법안 1586호에 따른 것으로 지난 1일부터 발효됐다. 이번 개정은 예방접종 일정 자체를 변경하지는 않지만 학부모가 면제 신청서를 집에서 작성하고 공증을 거친 뒤 학교에 제출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작성된 서류는 최대 2년간 재사용 가능하다.
종전에는 텍사스주 보건서비스부(DSHS)에 신청서를 요청하면 당국이 우편으로 발송하는 방식이어서 수 주가 걸리기도 했다.
예방접종 선택권을 주장하는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기존 우편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납세자 비용을 증가시키며,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불필요한 장벽을 만들었다”고 텍사스 백신 선택권 단체(Texans for Vaccine Choice)의 레베카 하디(Rebecca Hardy) 전무는 밝혔다. 그는 이번 변화를 “학부모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예방접종 옹호 단체들은 학부모에게 백신의 효익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리 버크(Terri Burke) 면역 파트너십 회장은 “예방접종의 이점과 위험에 대한 안내문이 온라인에 함께 제공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문서는 신청서와 함께 첨부되지 않고 별도 링크로 게시됐다.
이번 변화는 최근 서부 텍사스에서 발생한 홍역 집단 감염 사태가 종식된 지 불과 몇 달 만에 이루어졌다. 이번 발병으로 어린이 2명이 사망했으며, 백신 접종률이 95% 미만인 게인스 카운티에서 시작됐다.
DSHS 자료에 따르면, 백신 면제 신청은 2018년 45,900건에서 2024년 93,000건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17,197건의 면제 신청이 접수돼 전년 동월 대비 36% 늘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텍사스는 홍역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유치원생 수가 2만5천 명 이상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홍역 백신 접종률은 93.24%로, 최소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국 순위는 18위에 그쳤다. 공중보건 당국은 접종률이 95% 아래로 떨어질 경우 언제든지 새로운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