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KSAT 뉴스 캡쳐 (멕시코 구조대원들이 홍수피해 현장에 판견, 과달루페 강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 커 카운티에서만 95구의 시신 발견 … 이 중 36명은 어린이
- “사라진 경고 시스템”… 후폭풍 커져
- 커빌 시 8년 전 경고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방재난관리청(FEMA) 보조금 신청했지만 거절당해
- 커 카운티 판사 롭 켈리(Rob Kelly) “홍수 경고 시스템이 없었다”고 시인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중 발생한 텍사스 힐컨트리 대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20명에 육박한다. 텍사스 당국은 현재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2,000명 이상의 구조 인력이 동원돼 수색과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9일(화) 기준으로 커 카운티에서만 최소 161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커 카운티 보안관 래리 라이사(Larry Leitha)는 수요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커 카운티에서 95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 중 36명은 어린이”라고 발표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도 27구에 이른다. 특히 북텍사스 학생들이 참여한 기독교 여름캠프 ‘캠프 미스틱(Camp Mystic)’ 소속 캠퍼 5명과 인솔자 1명이 아직 실종 상태다.
국립기상청(NWS)은 7월 3일 오후 1시 18분에 커 카운티에 홍수 감시경보를 발령했고 일부 여름 캠프는 이에 따라 학생들을 고지대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캠프 미스틱은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새벽 1시간 만에 과달루페 강 수위는 14피트에서 29.5피트로 치솟으며 캠프를 덮쳤다. 텐트, 캐빈, 캠핑 트레일러들이 휩쓸렸고, 일부 생존자들은 나무에 매달린 채 발견됐다.
이번 참사 이후 지역 사회와 언론은 경고 체계 부재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커 카운티 당국은 비상 경보 체계가 없었음을 인정했으며, 일부 주민은 경보 메시지를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받았다고 증언했다.
커빌 시는 8년 전 경고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연방재난관리청(FEMA) 보조금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자체 예산 마련도 무산됐다.
커빌 시장 조 헤링(Joe Herring Jr.)은 수요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과거보다는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기자들의 거센 질문에 “우리 도시가 망신당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커 카운티 판사 롭 켈리(Rob Kelly)는 “홍수 경고 시스템이 없었다”고 시인하면서, 관련 시스템 구축이 7월 21일 열릴 주 특별입법회기에서 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렉 애벗 주지사는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주 전역에 조기를 게양하고 “상상할 수 없는 손실 앞에 텍사스는 하나로 뭉쳤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는 또한 수색 중인 실종자 모두를 반드시 찾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홍수 피해자와 구조대원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현재까지 2,100명의 인력과 1,100여 대의 장비가 수색 작업에 투입됐지만, 지난 금요일 이후 생존자는 한 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당국은 아직 실종자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며, 지역을 방문 중이던 외지인 중 캠프나 호텔 등에 등록되지 않은 경우도 많아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가족이나 지인이 실종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전화 (830) 258-1111 또는 이메일 kerrvillemissing@dps.texas.gov로 신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안미향 기자 amiangs0210@gmail.com